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집권 2년만에…검찰 불려나온 대통령 동생

등록 2014-12-15 20:21수정 2014-12-16 18:18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이지(EG) 회장이 15일 오후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등 청와대 문서 유출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에 앞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며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이지(EG) 회장이 15일 오후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등 청와대 문서 유출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에 앞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며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지만 “사실대로 말하겠다”
검찰, 미행설·암투설 조사
정윤회와 대질조사는 않기로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들어가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여기서는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정윤회씨와 권력 암투설이 있습니다. 어떤 입장이십니까?

“검찰에서 얘기(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이지(EG) 회장이 ‘정윤회 국정 개입 보고서’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현직 대통령 가족이 정권 핵심부에서 벌어진 ‘권력 암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박 회장은 진눈깨비가 내리는 가운데 15일 오후 2시30분께 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새빛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한 조용호 변호사와 함께였다. 과거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로 여러 차례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드나들 때와는 달리 이날은 참고인 신분이었다. 요즘은 ‘비운의 황태자’라는 말은 별로 듣지 않는 박 회장은 운집한 기자들 앞에서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 기자들이 던진 질문과 검찰 조사에서 진술해야 할 대목들은 여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것이었다.

박 회장은 “청와대에서 (박 회장과 가까운) ‘7인회’를 문건 유출 배후로 지목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정윤회씨가 미행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종합편성채널 등은 중계차를 동원해 박 회장이 청담동 집을 출발해 검찰청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생중계하고, 검찰청 앞에는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 그에게 쏠린 각별한 관심을 반영했다.

청사 안으로 들어간 박 회장이 방향을 몰라 머뭇거리자 한 검찰 직원이 “보안(검색)대로 가세요”라고 안내했다. 박 회장은 보안검색대를 거쳐 일반 엘리베이터를 탄 뒤 특수2부 조사실이 있는 11층으로 이동했다. 지난 10일 역시 엄청난 관심 속에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보안검색대를 거치지 않고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없는 엘리베이터로 조사실로 향한 정윤회씨와는 ‘대우’가 달라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11층 조사실에서 박 회장을 번갈아가며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청와대 보고서 유출 사건을 수사중인 특수2부는 박 회장을 상대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보고서를 5월12일에 <세계일보> 기자를 만나 보게 된 경위, 청와대에 보고서 유출 문제를 알렸는지 등 다양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청와대 쪽이 보고서 유출 배후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진 ‘7인회’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7인회’에는 청와대 안에서 박 회장 ‘라인’으로 분류됐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정), 박 회장이 경영하는 이지와 육영재단 등에서 근무한 전아무개씨 등이 포함돼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경정이 유출된 문건을 확보하고 그 유출 경위를 청와대에 알린 과정 등에 ‘7인회’가 연결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에 대한 보고서가 있다고 해서 이를 확인하고 청와대 등에 회수와 유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윤회 보고서’ 진위 여부와 ‘박지만 미행설’을 수사중인 형사1부는 박 회장에게 미행당한 사실이 있는지, 그 배후에 정씨가 있다는 증거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시사저널>은 지난 3월 ‘정씨가 용역업체를 통해 박 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했고, 정씨는 기사를 쓴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정윤회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나 보고서 작성 배경 등에 대해서 아는 사실이 있는지 등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미행설의 진위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는데, 미행과 관련된 청와대 문건도 유출된 부분이 있어서 같이 확인했다”며 “특정한 의혹을 떠나 언론에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의혹의 또다른 축인 정씨와 박 회장의 대질은 일단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대질도 실시하겠지만, 현재로선 대질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김선식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김건희 비판 체코 기사’ 뜨자마자, 한국대사관이 전화기 들었다 1.

‘김건희 비판 체코 기사’ 뜨자마자, 한국대사관이 전화기 들었다

‘빈손 만찬’…‘불통’ 윤 대통령에 여권 공멸 위기감 2.

‘빈손 만찬’…‘불통’ 윤 대통령에 여권 공멸 위기감

외교장관 공관 또 이사…대통령실 졸속이전에 수억 세금 낭비 3.

외교장관 공관 또 이사…대통령실 졸속이전에 수억 세금 낭비

성일종 ‘50~60대 군 경계병’ 법안 검토…“재입대하란 거냐” 4.

성일종 ‘50~60대 군 경계병’ 법안 검토…“재입대하란 거냐”

이재명 “권력 줬더니 누구 딸 잡을 생각이나 하고 있어” 5.

이재명 “권력 줬더니 누구 딸 잡을 생각이나 하고 있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