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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엔 ‘관리 대상 1호’, 주변인엔 ‘로비 대상 1호’…박지만의 2년

등록 2014-12-15 22:25수정 2014-12-16 18:16

15일 오후 박지만 EG회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5일 오후 박지만 EG회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지만 EG 회장 검찰 출석
“피보다 진한 물도 있더라” 불만·답답함 토로 잦아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 대상 1호’로 꼽혀온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15일 검찰에 나왔다. 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 꼭 2년 만이다. 과거 대통령 친인척들처럼 ‘비리 혐의’로 나온 건 아니지만, ‘권력 암투’의 한쪽 당사자로 비치고 있어 정권에 주는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박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견제’와 ‘욕망’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삶을 살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청와대 문건 파문을 계기로 드러난 여러 정황이 이를 보여준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지난 6월 초 청와대 내부에서 유출된 문서의 일부(A4 100여장)를 청와대에 전달했는데, 당시 문서 대부분이 박 회장과 부인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친인척 관리를 담당했던 조 전 비서관은 문서 내용에 대해 “×파리가 꼬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이른바 ‘줄’을 대려는 인사들이 넘쳐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와 가까운 인사들에게도 이런 ‘줄대기’가 심했다고 한다.

박 회장이 유출 문서의 내용을 보고 ‘국정원과 청와대에 이야기해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한 부분도 박 회장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청와대에 막혀 흐지부지된 점을 보면 박 회장에 대한 견제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의 배경으로 꼽히는 ‘정윤회-박지만’ 대결 구도 역시, 박 대통령이 1998년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박 회장을 견제하는 ‘청와대 3인방’은 박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할 때 옆에서 보좌했던 정윤회씨와 함께했던 인물들이다. 박 회장과 정씨의 갈등이 오래전부터 곪아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1990년 박 회장이 ‘최태민 목사가 육영재단을 전횡한다’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낼 때부터 갈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최 목사를 싫어했던 박 회장이 그의 사위인 정씨를 곱게 봤을 리 없다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인 2007년 대선 경선, 2012년 대선 때도 박 회장은 박 대통령 참모들과 불편한 관계였다. 박 회장은 언제나 박 대통령 주변 참모진으로부터는 ‘견제 대상’이었고, 권력 주변을 기웃거리는 이들에겐 ‘로비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이른바 박 회장 쪽 라인은 계속 밀려났던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고위 간부 고아무개씨나 조응천 전 비서관, 백기승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이재수 기무사령관 등 이른바 ‘누나회’ 멤버들이 줄줄이 현직에서 밀려난 것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정부 초기엔 박 회장의 ‘입김’이 먹혔으나, 그나마 친분 있는 이들도 ‘견제’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정윤회씨 문건’ 파동 이후, 작은 누나인 박근령씨가 <티브이(TV)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지만이가 ‘피보다 진한 물도 있더라’고 하더라”고 말한 것도 박 회장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파문을 계기로 박 회장이 택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박 회장에 대해 “가혹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껏 청와대에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한편 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지(EG)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영업이익을 올렸고, 최근엔 보안·안전관리 솔루션 및 해외 산림자원 개발사업 등 신규사업에 진출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박지만, 정윤회에 반격?…미행설 증거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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