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이 16일 오전 긴급현안질문을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뒷모습)이 청와대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 자료를 들어 보이며 질의하는 동안 이를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회 긴급현안질문 문체부 인사 공방
“승마협회 감사내용은
정윤회 측근이 만든 살생부와 유사”
“세월호 사고 땐 회의 않던 박 대통령
국·과장 이름거명 좌천지시 의아”
이재만 ‘한양대 인맥 챙기기’ 의혹도
“승마협회 감사내용은
정윤회 측근이 만든 살생부와 유사”
“세월호 사고 땐 회의 않던 박 대통령
국·과장 이름거명 좌천지시 의아”
이재만 ‘한양대 인맥 챙기기’ 의혹도
1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야당은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정윤회씨의 입김으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과장이 경질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체육계 적폐를 해소하라는 대통령 지시를 해당 공무원들이 잘 따르지 않은 데 대한 인사 조처”라는 청와대의 해명만을 되풀이했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다른 체육단체들은 지난해 9월부터 감사를 받는데 왜 승마협회만 (두달 앞선) 7월에 콕 찍어 조사했느냐”고 물었다. 딸이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정윤회씨가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문체부를 뒤에서 움직인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종덕 장관은 “동향 파악 차원에서 조사가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7월 조사 때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직접 전화로 문체부 담당자에게 승마협회 조사를 지시한 것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문체부 감사 결과에 나온 내용이 정씨의 측근 박아무개씨가 작성한 ‘살생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문체부 담당자에게 전화하면서 ‘그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지목했던 인물이다.
김 장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는 발언 이후 좌천된 체육국·과장 인사에 대해 “정기인사는 아니었지만, 인사는 수시로 할 수 있다”며 “장관 책임 아래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나쁜 사람’ 발언 이틀 뒤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해당 국·과장 인사가 어떻게 됐는지 거듭 확인했다고 한다. ‘장관 책임 인사’라는 해명은 청와대 ‘윗선’ 지시로 해당 국·과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됐고, 그 결과 ‘이들이 안이한 태도’를 문제삼았다는 청와대의 설명과도 배치된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회의 한번 안 하고 대면보고만 받던 대통령이 장관에게 국·과장 이름까지 거론하며 좌천 인사를 지시한 것은 이상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한양대 인맥 챙기기’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최 의원은 “지난 10월 문체부 조직개편에서 실장급 5명이 일괄사표를 냈는데, 유일하게 한양대 출신인 문화예술정책실장만 유임됐다”며 한양대 출신인 이 비서관의 인사개입설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김종 차관이 이재만 비서관을 등에 업고 문체부 인사를 전횡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소문은 들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안 의원은 “국민생활체육회 인사도 김 차관이 개입했고, 스포츠3.0위원회도 13명의 위원 가운데 5명이 한양대 출신”이라며 김 장관을 거듭 압박했다.
이유주현 이세영 기자 edigna@hani.co.kr
청와대 문건 유출과 비선 인사 개입 의혹 등에 대한 긴급 현안질문을 위해 16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연단에 선 이)이 정홍원 총리(발언대 뒷모습)를 상대로 청와대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문제를 따져 묻고 있다. 전광판에 인사 개입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의 발언이 띄워져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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