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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2015년 첫 날, 정치인과 기자들은 이렇게 보냅니다

등록 2015-01-01 17:02수정 2015-01-02 16:21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새누리-새정치 나란히 1월 1일 신년 단배식 가져
한복 입고 세배한 여당…‘완생동행’ 떡 자른 야당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1

세상에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직업이 많이 있습니다. 정치도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1월1일 첫 출발을 매우 중시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단배식에 참석하거나 현충원에 참배를 합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2015년 첫날 아침 저는 새정치민주연합 단배식과 새누리당 신년 인사회에 가 보았습니다. 1월2일치 신문을 제작하기 때문에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1일에도 회사와 출입처로 출근해서 일을 합니다.

새정치연합 단배식은 아침 7시40분 여의도 극동VIP빌딩 7층 민주정책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새누리당 신년 인사회는 오전 9시30분이었기 때문에 야당 단배식부터 가본 것입니다.

장소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정치연합이 단배식을 한 극동VIP빌딩은 1990년대에 일선에서 뛴 정치부 고참 기자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건물입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과 그 후신인 신한국당이 당사로 세 들어 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신년 인사회는 당사인 여의도 한양빌딩 2층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한양빌딩은 극동VIP빌딩과 대각선으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한양빌딩은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고 입주했던 곳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한양빌딩에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정치부 정당팀 일선 기자로 여의도에 살다시피 했던 저로서는 극동VIP빌딩은 ‘여당 빌딩’, 한양빌딩은 ‘야당 빌딩’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는데, 지금은 완전히 뒤바뀐 것입니다.

새정치연합 단배식에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들,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상임고문은 김상현, 정대철, 이부영, 문재인, 정세균, 김철배 고문, 당 지도부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원혜영 인재근 비대위원, 백재현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단배식은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상현 고문이 먼저 “각종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의미있는 새해인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문희상 위원장이 인사를 했습니다. 간추리면 이런 내용입니다.

“송구스럽지만 제가 올해 일흔이 됐습니다. 저는 해방둥이(1945년생)입니다. 옛날부터 청양은 정의와 평화를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한해, 한반도 평화가 무지개처럼 솟는 그런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비대위를 구성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당이 어느정도 재건되고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이 없으면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그 뒤에는 변함없이 지켜보신 국민이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2·8 전당대회입니다. 혁신과 통합의 전당대회로 만들어서 다시 도약하고 총선, 대선에서 꼭 승리하는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덕담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정대철 문재인 이부영 정세균 우윤근 김철배 이석현 김성곤 인재근 원혜영 박주선 순서로 발언했습니다. 아무래도 대표에 출마한 문재인 의원 얘기가 기자들의 귀를 붙잡았습니다.

“새해의 화두는 변화와 혁신입니다. 달라져야 합니다. 수리하는 수준으로는 안되고 아예 신제품 정당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올해 안에 총선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될 때 해낼 수 있습니다.” 당 대표 당선자 수락 연설을 방불케 하는 내용입니다. 이날 박지원 의원은 광주 무등산 등반으로 새해를 시작하느라 단배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떡 자르기가 이어졌습니다. 떡에는 ‘완생 동행’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습니다.

단배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테이블에 둘러선 채로 떡국을 먹었습니다. 박지원 의원이 매년 올려보낸다는 홍어가 식욕을 돋구었습니다. 저도 떡국을 한 그릇 먹고 새누리당 당사로 건너갔습니다.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들이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들이 현충탑 참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단배식을 마친 문희상 위원장 일행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했습니다. 방명록에 “사람답게 사는 완생시대 골고루 잘사는 동행시대”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문희상 위원장은 현충원 안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했습니다. 이어 수유리 4·19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동교동으로 가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뒤,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이날 일정은 좀 달랐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아침 8시20분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 묘소를 먼저 참배하고 현충탑에서 참배를 했습니다. 그는 방명록에 “새누리당이 혁신을 선도해서 새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

국립현충원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마주치는 ‘작은 사고’도 있었습니다. 문희상 위원장은 여당 사람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연신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완구 우윤근 원내대표는 서로에게 “내가 귀인을 만났다”, “좋은 선배님 만났다”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우리는 아침에 DJ 묘소 참배하고 왔다”고 했고, 우윤근 원내대표는 “아이고 잘하셨습니다”라고 화답했습니다.

오전 9시30분부터 한양빌딩 2층 강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년 인사회는 새정치연합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한복을 입었습니다. 여성, 남성 모두 잘 갖춰입은 한복은 행사 시작 전부터 신년 인사회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의원들이 한복을 입은 것은 김무성 대표가 한복을 입고 오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한복이 우리 민족의 얼이고 문화인데 이게 지금 사라져 가고 있다. 그래서 전국에 한복 만드는 분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저도 결혼할 때 입고 한복을 한번도 안 입었는데 이번에 가능하면 모두 한복을 입고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 국경일에도 한복을 입는 전통을 세워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년 인사회 도중 화사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 국회의원들이 국민께 세배를 하는 즉석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손인춘, 김현숙, 정미경, 윤명희, 박인숙, 권은희, 강은희 의원 등이었는데, 보기가 참 좋았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의 상황을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고 했습니다.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정본청원(正本淸源)의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운융성, 역지사지, 여민동락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건배사가 이어졌습니다. 김수한(위하여), 김태호(우리가 한다), 이인제(희망을 향하여), 김을동(대한민국 만세), 이정현(순천 사람 흥한다), 주호영(대번새단-대한민국의 번영과 새누리당의 단결), 이군현(위하여), 김문수(대한민국 혁신은 누가 하지요? 새누리), 유준상(당당하자), 이주영(우리는 하나다), 정병국(국운융성), 김중위(위하여) 등 다양한 건배 제의가 이어졌습니다. 집권여당이라 그런지 잔치집 분위기였고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도 시루떡 절단식을 했는데, 떡에 ‘희망찬 새해’라는 글자를 새겼습니다. 음식도 야당과는 좀 달랐습니다. 부페식으로 차린 다양한 음식과 국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저는 야당에서 떡국을 한 그릇 먹었기 때문에 여당에서는 음식을 먹지 못했습니다.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김무성 대표는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김영삼, 이명박,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습니다.

이날 점심시간에 저는 권태호 정치부장, 이유주현 야당 반장과 함께 한남동에 있는 국회의장 공관에 갔습니다. 정치부 기자들은 1월1일 정치인들 집을 돌아다니며 신년 인사를 하고 떡국을 먹는 관행이 있었는데, 그런 풍경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곳이 아마 국회의장 공관일 것입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떡국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뒤늦게 온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공관을 나왔습니다. 2015년 첫날 정치인들, 정치부 기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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