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수수 의혹 관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대응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건 초반 여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더니, 자신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과 증언이 잇따라 나오자 ‘무대응’으로 태도를 바꿨다.
23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휴대전화는 종일 꺼져 있었다. 2006년 9월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일행의 독일 방문 당시 “(초청한 아데나워) 재단에서 전부 항공료를 부담했다”는 김 전 실장의 애초 설명과 달리,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이 “국제항공편은 지원하지 않았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온 날이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0일 ‘성완종 리스트’가 처음 보도되자 당일부터 “청와대 비서실장이 된 이후(2013년 8월5일)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평소와는 달리 여러 언론 인터뷰에 일일이 응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당시 김 전 실장은 “개인 돈을 쓸 상황이 아니었다”, “약간의 노자를 갖고 갔고, 내 돈으로 5000유로를 환전한 영수증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다시 ‘무대응’으로 태도를 바꿨다. 아데나워 재단의 답신이 도착한 뒤인 지난 22일 김 실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관련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보도 당일인 23일에는 전화를 꺼놓았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졌다”며 “거짓해명을 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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