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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야당은 ‘사회적 대타협’ 준비됐는가

등록 2015-05-08 19:27수정 2015-05-19 11:48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의 서명이 담긴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 대표 합의문’에 서명을 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성광 기자 <A href="mailto:flysg2@hani.co.kr">flysg2@hani.co.kr</A>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의 서명이 담긴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 대표 합의문’에 서명을 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토요판] 리뷰&프리뷰 다음주의 질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대표 합의문’을 작성했다. 인사혁신처는 4일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한 가운데 상호 양보와 고통 분담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낸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자와 기관들의 면면을 보면 ‘최초’라는 평가에 수긍이 간다. 이번 협상에 노동자격인 공무원은 3개 단체(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가,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 정부에서는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가 참여했다. 그리고 중재자격으로 국회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가 참여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실무 협상 결과를 여·야 당대표(김무성·문재인)와 원내대표(유승민·우윤근) 그리고 청와대(조윤선 정무수석)와 정부(문형표)가 조율하며 ‘사회적 대타협’으로 완성했다.

합의문에 서명한 뒤 김무성 대표가 “이 합의를 계기로 4대 공공 개혁도 국민적 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연 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문재인 대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구조개혁을 할 때 따를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옳은 평가다.

이번 합의의 더 큰 의미는 ‘국회’가 주도해서 이뤄진 첫 사회적 합의란 점에 있었다. 국회는 그러나 나흘 만에 그렇게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합의를 정략적인 이유만으로 ‘걷어찼다’. 큰 불행이다. 여기에 책임을 지고 비판을 받아야 할 쪽은 여당이다.

새정치연합도 팔짱 끼고 볼 상황은 아니다. 사회적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한 ‘대타협 시스템’이 더 절실한 건 새누리당이 아닌 새정치연합이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을 되돌이켜 보면 사회적 갈등이 더 강하게 터져 나온 것은 보수정부보다는 진보정부 때였다.

참여정부 첫해였던 2003년 상황이 그런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바 있다. 천성산 터널 반대(2월)로 시작된 갈등은 전교조 나이스(NEIS) 반대투쟁(5월)을 거쳐 화물연대 파업(5월)과 재파업, 철도 파업과 조흥은행 파업(6월)으로 이어졌다. 8월 부안 방사능폐기물처리장 사태에서 고조된 갈등은 연말 이라크 파병 결정을 전후한 극심한 찬반논쟁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표는 저서 <운명>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그 모든 갈등 관리를 맡다, 과로로 이빨 10개가 내려앉아 뽑아야 했던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김대중 정부때도 해결하지 못해 그 연장선에 있던 참여정부 첫해에 터져 나온 사회적 갈등이 이렇게 극심했다. 2018년 야권이 집권하게 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의 ‘불통과 억압’ 속에 쌓였을 사회적 갈등이 첫해부터 폭발한다면, 그 강도는 상상을 넘을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2월 당대표로 뽑힌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고 나섰다. 경제란 ‘유한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행위’다. 갈등은 바로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해결된다.새정치연합이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한다면, 그리고 집권을 준비한다면,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 그 갈등 해결의 토대가 되는 ‘신뢰자본’을 구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본과 노동이 서로를 믿고,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는 근간이 되는 ‘신뢰자본’은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당내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자본’을 구축하는 것이 더 절실해 보이지만.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hermes@hani.co.kr

[관련 영상] 국회가 차린 ‘밥상’ 엎어버린 청와대 / <한겨레TV> 돌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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