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에 대해 “자신은 그렇게 커 왔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노 전 대표는 2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충격적인 발언 정치는 결국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얘기”라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박근혜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두고 부딪힌 걸 보면 배신의 정치와 자기 정치의 원조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 자신이야말로 자기 정치를 하고 대통령의 뜻과 달리 배신의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밝히며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박 대통령 발언의 속내에 대해 “새누리당 지도부(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비박이고 의원들 다수가 비박인 상태에서 대통령 자신이 오히려 소수파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조기 레임덕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나중에 탈당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반전시키기 위한 무리수를 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 대통령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다수가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맞설 만큼 당당한 세력들이 당내에 너무 없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노 전 대표는 “유승민 대표의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기로에 서있는 것은 유승민 원내대표만이 아니고 새누리당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민주주의의 일부로서 정당정치를 해나갈 것인지 대통령 부속기관으로서 그냥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인지 기로에 서있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 인식에선 메르스는 자신을 배신한 적이 없지만 유승민 대표는 자신을 배신했다”며 “국민에겐 메르스가 위험하지만 자신에겐 유승민이 더 위험하다. 따라서 메르스 퇴치보다 유승민 퇴출이 최우선 국정과제였다”고 비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