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들과 독립운동 관련 단체 대표들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움직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여당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막기 위해 당내 특위를 만들고 전면 대응에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4일 도종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 첫 회의를 갖고 국정화를 반대하는 독립운동관련 단체 및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 공동 대응에 나서자는 뜻을 모았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국정역사교과서는 국민의 의식을 국가가 길들이고,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역사교과서에 권력이 개입되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과서가 바뀌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신독재 시대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시대착오적 발상을 당장 중단하기를 정부여당에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정역사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몽고, 베트남, 북한, 스리랑카 4개국 밖에 없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특위는 역사학계·교육계·학부모 단체 등 시민사회와 함께 손잡고 여론전에 집중하는 한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정부는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행정예고를 9월 중에 고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시절 국정교과서를 반대했던 황우여 교육부 장관마저 ‘이미 내 손을 떠났다’고 이야기하는 지경”이라며 이번 국정역사교과서 추진이 정권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야당의 특위 구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생각해보겠다”고만 답했다. 또 ‘국가 유공자 후손들이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면담을 요청하면 만나겠느냐’는 물음에도 “그건 (국정화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으니까 굳이 안 만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적극성은 띄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편향된 역사관”을 이유로 내세우며 국정역사교과서 도입을 주장했다.
이승준 서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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