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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년들이여, 정당으로 안 쳐들어갈래?

등록 2015-09-25 19:19수정 2015-09-25 21:01

청년들이 정치에 뛰어들어 정치를 바꿔야 한다. 지난 7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카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청년 알바들과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청년들이 정치에 뛰어들어 정치를 바꿔야 한다. 지난 7월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카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청년 알바들과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먼저 ‘정말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 ‘헬조선’(hell朝鮮)을 사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1971년에 태어난 이 중의 한명으로, 아버지 세대들을 대신해서. 69~71년에 태어난 우리 또래는 한국에서 가장 축복받은 세대였다. 교복 자유화 첫 세대였고, 88올림픽의 축제 분위기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대학을 들어갔을 때 ‘엑스(X) 세대’, ‘오렌지 세대’란 말이 나왔다. 해외연수와 배낭여행을 처음 간 세대였다. 풍요가 넘쳤다. 대학 졸업할 땐 대기업이 보낸 ‘추천장’을 받았다. 추천장만 받으면 사실상 취업이었다. 당연히 정규직이었다.

한 세대 높은, ‘할아버지 세대’가 받은 선물은 ‘내 집’이었다. 전쟁과 극심한 가난 속에서 개발 독재를 거치면서 받은 선물이었다.

지금의 ‘아들 세대’에게 이 땅이 준 선물이 무엇이 있을까. ‘없다’. 시급 5580원의 아르바이트나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신세다. 월급 200만원 받아서 50만원을 월세로 내야 한다.

솔직히 우리 세대에선 ‘힘들어도 밝은 미래’가 있었다. 지금의 청년 세대들에겐 ‘힘들고 힘든 미래’가 있을 뿐이다. 이런 한이 ‘죽창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는 아들 세대, 그 청년들의 구호에 녹아 있다. 그 분노와 절망을 모아 “부자하고 서민의 공통점이 뭔지 아냐. 바로 (죽창) 한방이면 관통된다는 것이야!”라고 외친다. 그러니 정말 미안하다. 솔직히 ‘아프니까 청춘이다’, ‘치열한 노력으로 극복하라’는 말을 하는 기성세대들에겐 나도 명치 한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나도 이 말은 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우리 동네에서 본 플래카드 때문이다. ‘△△구 청년들, 새정치민주연합과 썸 타다. 새정치민주연합 △△구 청년위원장을 모십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에는 ‘69년 이후 태생자에 한함’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 기준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에선 나도 청년이다. 기준을 알아보니, 새정치연합도 새누리당도 만 45살 이하를 청년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한겨레21>이 지난 8월 분석한 결과를 보면 새정치연합의 대의원 평균연령은 58살이다. 당 대의원 가운데 20~30대의 비율이 9% 수준이다. 그만큼 청년들의 현실 정치참여도는 낮다.

물론, 정치는 혐오스럽다.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금의 행태를 보면 정치를 담당하는 나조차 외면하고 싶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유가 뭐겠는가. 그 대가는 너무 달콤하고 좋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운명을 정하는 이는 유권자다.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표를 줄 유권자를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 그런데 세대별 투표율은 늘 50대 이후부터 급격히 높아진다. 청년들이 정치를 외면한 결과 앞으로 살 날이 30년도 남지 않은 이들이, 이제 겨우 30년 채 살지 않은 미래 세대의 운명을 결정한다.

솔직히 이 땅의 모든 청년들이 이렇게 괴롭고 힘든 이유가 정치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 괴롭고 힘든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직접적인 길은 정치밖에 없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는 새 책을 내놨다. 정말, 멋진 말이다. 청년들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그리고 장악하라. 한국의 정치를 바꿔라.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P.S. 그리고 새누리당도,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른바 ‘인재영입위원회’를 폐지하고 ‘인재육성위원회’로 바꿔라. 어느 청년이 당에 있는 인물은 키울 생각을 않고 밖에 있는 ‘스타’만 데려오려고 하는 정당에 들어가겠는가.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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