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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일본 역사왜곡에 맞섰는데 좌편향 집필자냐?”

등록 2015-10-22 19:31수정 2015-10-22 22:20

국정교과서 강행 파문

집필 교수들 “매카시즘 공세” 비판
“정부, 국민분열 언동 중단을” 촉구
“국정화로는 창의적 인재 못키워”
“대한민국에 좌편향 교과서 집필자는 없습니다. 우리 중에는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앞장서서 맞서온 학자들이 많습니다. 좌편향 주장은 정부, 여당의 매카시즘 공세일 뿐입니다.”

검·인정 역사교과서 집필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을 비판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열린 ‘한국사교과서 대표 집필진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역사학계 교수들은 정부에 “국민을 분열시키는 언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먼저 천재교육 역사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콘텐츠학)는 “어느 교과서를 막론하고 주체사상에 대해 비판적 서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주체사상에 대해 서술하도록 교육과정에 명시해놓은 것이 바로 교육부다. 주체사상을 사실대로 쓰면 고무찬양이냐”고 되물었다.

비상교육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 도면회 대전대 교수(역사문화학)는 교과서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정부의 주장은 자가당착이라고 밝혔다. 도 교수는 “‘급속한 경제 성장이 삶의 질과 국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했으나, 빈부 격차 등 사회 문제를 야기했다는 점도 유의한다’는 교과서 집필 기준에 따라 박정희 정부의 경제성장 정책의 긍정·부정의 두 측면을 균형있게 서술했는데 정부에서는 비판 서술을 줄이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 교수 등은 정부의 수정 명령에 반발해 소송을 진행중이다.

권내현 고려대 교수(역사교육)는 획일화한 교과서가 우리 아이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역사 교과서로는 현 정부의 교육 목표에 맞는,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도종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별위원장’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참석했다. 문 대표는 “대한민국 역사학자 90%가 좌파라고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은 김 대표 자신이 얼마나 편향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한다. 김 대표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모두 이런 인식에 감염돼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는 이날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과 김 대표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펼침막을 내걸고, 집필진을 좌편향 세력으로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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