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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 대통령, 국정화 요지부동…문재인 “절벽보고 말한 느낌”

등록 2015-10-22 21:22수정 2015-10-22 22:28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둘째)·원유철 원내대표(맨 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 둘째)·이종걸 원내대표(맨 오른쪽)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둘째)·원유철 원내대표(맨 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 둘째)·이종걸 원내대표(맨 오른쪽)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견만 확인한 1시간48분
웃으며 앉았지만 곧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격론이 시작됐다. 22일 청와대에서 1시간48분 동안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 ‘5자 회동’은 ‘교과서 토론’으로 회담의 40% 가까이를 채웠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모두(첫머리)발언을 통해 “국민들은 역사 국정교과서를 친일미화, 독재미화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또 획일적인 역사교육을 반대한다. 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경제와 민생을 돌봐주길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국정 교과서 불복종운동이 일어나는 고시 예고 기간에 비밀리에 예산 편성을 하는 것은 국회 의회주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설전은 서로 말을 자르고 끼어들며 격렬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아직 책도 안 쓰였는데 왜 그런 발언을 하느냐. 이제까지 참아왔는데 그만하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칭찬했던 뉴라이트 교과서가 위안부 할머니에 관한 잘못된 기술을 비롯해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해 있지 않으냐. 국정 교과서가 그런 교과서가 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야당과 ‘격투’를 벌이는 역할은 김 대표가 맡았지만, 박 대통령 역시 역사교과서에 대한 생각을 분명히 표현했다.

문 대표 “독재미화 교과서 될것”
김 대표 “참아왔는데 그만하라”
여야 대표 서로 말자르며 논쟁
그 와중에 박 대통령은 할말만
“검정 교과서는 정통성 부인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입장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입장
박 대통령은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에는 북한이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서술돼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이것을 바로잡자는 순수한 뜻”이라고 말했다. 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의 80%가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특정인맥으로 연결돼 7종의 검정 역사교과서를 돌려막기로 쓰고 있어, 결국은 하나의 좌편향 교과서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국정교과서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6·25 전쟁에 관해 남과 북 공동의 책임을 저술한 내용을 봤다”며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인하고, 책을 읽어보면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끔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부끄러운 역사로 보이는 게 어떤 부분인가”라고 묻자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역사학자 2000여명이 국정 교과서 집필을 거부했는데 그렇다면 다 특정 좌파 이념에 물든 전문가라는 취지인가. 우리는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논쟁은 매우 구체적이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우리도 역사교과서를 읽어봤는데 한국전쟁이 남북 공동 책임이라는 그런 내용이 없다. 작전 명령까지 북한에서 내려왔다고 기술돼 있다. 대통령과 김 대표도 교과서를 읽어보라”며 현행 검정 교과서 페이지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했다고 한다. 문 대표가 “대표적 공산주의 국가인 베트남도 교과서가 검인정으로 바뀌었다”고 짚자, 김 대표는 “이 세상에 분단국가가 우리밖에 더 있느냐”며 국정 교과서가 분단국가의 유일한 방안이라고 맞섰다.

회동 뒤 교과서 공방과 관련해 문 대표는 “절벽을 보고 이야기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같은 교과서를 놓고 해석, 해법이 다르기 때문에 나도 (문 대표와) 비슷하게 (절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송경화 이승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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