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강행 파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관영언론과 대남선전 매체를 활용해 연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북한을 겨냥해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이 우리의 교과서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 북한이야말로 국정교과서 체제를 민주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발언은 국정화 반대가 북한 지령에 따른 것이라는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의 ‘색깔론’을 비판한 직후 나왔다. 북한 비판을 통해 국정화 반대에 대한 ‘이념 공세’를 무력화하고, 국정교과서가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나 채택하는 억압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거듭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정화 비판이) 북한 지령이라거나 적화통일을 위한 것이라는 막말에 대해 새누리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국정화를 따라하려는 스스로의 부끄러운 모습을 제대로 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 독려차 대전역 광장을 찾아 국정화 추진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집중 비판했다. 그는 “어떤 경우든 역사에 관한 것은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 정권 입맛에 맞게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박 대통령의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발언을 소개한 뒤 “옳은 말이다. 박 대통령은 야당 시절 했던 말씀과 대선 때 했던 공약만 지키면 역사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 같은데 거꾸로 간다”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지난 27일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국민에게 선전포고 하는 듯했다. 정말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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