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농성 접고 국회 복귀 가닥…촛불집회는 예정대로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3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위한 규탄대회에서 고시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원내외 병행투쟁 전환…연말 예산국회서 민생 주력
보신각서 ‘국정화 저지 문화제’…강도높은 장외투쟁

새정치민주연합은 6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국회 농성을 중단하고 교과서 문제와 민생을 동시에 챙기는 원내외 병행 투쟁으로 전환했다.

국회 밖에서 시민사회와 연계한 여론전 등 강도 높은 국정화 저지 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안에서는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며 ‘민생 전선’에서도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석으로 여겨진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선거준비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갈수록 투쟁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교과서 문제에만 매달리다 정작 중요한 예산·입법 현안을 놓치게 된다는 우려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경제와 민생을 망쳐놓은 것도 정부·여당의 무능이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길은 역사국정교과서를 즉각 중단하고 야당과 대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밝혔다.

교과서와 민생 문제는 ‘역사전쟁’의 양대 축으로 어느 하나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도 PBC라디오에서 “야당이 투쟁할 때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경제와 민생의 발목을 잡는다는 정치공세를 일삼았다”며 “병행투쟁에는 정치공세의 빌미도 주지 않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를 추인하고 국회 복귀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다.

이르면 오후부터 예결위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국정화 저지 투쟁은 장기전이 예상되지만 예산 심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음 달 2일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바로 상정되면서 야당에 중요한 민생사업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원내 투쟁과 별도로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27일 첫 대규모 장외집회에 이어 이날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국정화 저지 문화제’를 여는 등 강력한 장외 투쟁도 이어가기로 했다.

공연 중심으로 진행되는 행사에는 이 원내대표가 피아노로 ‘상록수’, ‘그날이 오면’을 연주하고 시인 출신인 도종환 의원이 자작시를 낭송한다.

전국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촛불집회에 문화제 등을 개최하고 4개 종합편성채널에 정부의 ‘잘못된 국정교과서 강행’을 알리는 광고를 하는 등 반대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사교과서 집필작업은 복면가왕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집필자들은 복면을 써서는 안 된다”(이종걸) “지금의 국정화는 나치 독일의 교육강령이다”(유승희), “국정교과서 반대세력에 대한 긴급조치가 나올지도 모른다”(정청래) 등 정부의 국정화 강행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장외투쟁 방식에 대한 비판과 피로감도 감지되고 있다.

앞서 국회 농성 등 당의 투쟁방식에 불만을 표현한 안철수 전 대표는 문 대표 측의 요청에도 지난 27일 문화제에 이어 이날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