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비상대권’을 거머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운동권 정치 청산론’을 거듭 주장하고 나서면서 당내가 술렁이고 있다. 더민주 현역 의원 가운데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40~50명에 이른다. 출신 배경으로 치면 당내 최대 분파다.
김 위원장은 28일치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정치를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지, 이념이니 진보니 하는 허구적 이야기를 내세우면 국민이 따라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도 2014년 비대위원장을 맡았다가 ‘운동권 소장파’ 의원들의 비토로 중도하차한 전력이 있어 김 위원장의 ‘운동권 정치 청산론’에 공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류에 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지도부 출신의 한 수도권 의원은 “운동권 출신은 대의와 시대적 가치에 충실하고 실무능력도 뛰어나다. 486이 역대 지도부에서 중용된 건 정무 감각과 추진력, 헌신성 덕분 아니냐”고 했다. 또다른 운동권 출신 초선 의원은 “일부에 문제가 있었지만 전체를 폄훼하는 건 곤란하다. 전문가 출신만 중용한다면, 그게 행정부지 당이냐”고 반문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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