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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5·18묘역 무릎꿇은 김종인…호남민심 돌리기 안간힘

등록 2016-01-31 21:31수정 2016-02-11 11:0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씨의 묘 앞에서 무릎 꿇어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씨의 묘 앞에서 무릎 꿇어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보위 이력 이틀연속 사과

“전두환 훈장 반납도 않은 사람이…”
추모탑 앞 5·18단체들 고성
예정보다 24분 늦게 참배 진행

김, 분당 사과하며 지지 호소
“새로운 걸 보면 뭐가 이뤄지리란
막연한 생각에서 당이 분열돼”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광주 5·18민주묘역에서 무릎을 꿇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들로 잘 알려진 윤상원·박기순씨와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옥중단식을 하다 숨진 박관현씨의 묘를 참배하면서다. 그는 묘역 관계자들에게 “(전두환) 정권에 참여했는데, 광주의 상황을 와서 보니 제가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머리를 숙였다.

취임 뒤 첫 지역 방문으로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김 위원장은 국보위 참여 이력을 이틀 연속 사과하며 싸늘한 호남 민심을 다독이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5·18 단체 관계자들과 저녁을 먹으며 “계엄사령부가 광주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 조금이라도 찬동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왜 문제가 되는지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내가 지금까지 국보위 결정에 참여한 것에 대해 스스로 후회가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거듭된 사과에도 광주의 분노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듯했다. 김 위원장이 5·18묘역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5·18단체 회원들은 국보위 전력을 문제 삼아 참배를 막아섰다. 박남선 5·18항쟁 구속자동지회 회장은 “전두환 때 받은 훈장도 반납 안 한 사람이 참배할 자격이 있느냐”고 외쳤고,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왜 5·18을 정치에 이용하나,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맞받았다. 김 위원장과 동행한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관계자들은 참배를 막아서는 이들과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더민주 지도부는 이 광경을 2m 떨어진 거리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참배는 예정보다 24분 정도 늦게 진행됐다.

이후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비대위·선대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야권 분열에 대한 사과를 전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마치 새로운 것을 보면 뭐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에서 당이 분열됐다”며 “정말 광주 호남에 미래에 희망 될 수 있는 정당으로 될 소망을 가지고 변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일제히 “마음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비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광주시민들이 요즘 더민주에 차가운 매를 주시고 있다. 5·18 묘역에서 김 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더민주 지도부의 광주 방문 일정에는 한때 탈당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영록·이개호 의원도 참석했다.

현재 호남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안철수 신당)과 더민주 어느 쪽에도 마음을 굳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더민주의 호남 지지도는 29%, 국민의당 지지도는 25%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1월3주째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각각 32%, 26%를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으로 흔들리는 광주 민심을 잡고 선거 관련 기구 구성 등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씨를 만났다.

광주 김해/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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