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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번 총선, 대구가 심상치 않다

등록 2016-02-05 19:19수정 2016-02-06 10:23

이번 설에도 방문할 것인가.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설에도 방문할 것인가.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1.

“사람이 뒷다리가 어딨겠능교”라며 허탈하게 웃었다고 한다. 최근 ‘새누리당의 최고 실력자’인 최경환 의원이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뒷다리만 잡고…”라고 말한 데 대한 유 의원 쪽의 반응이었다. 유 의원은 연일 거리에 서서 허리를 90도 굽히는 ‘폴더인사’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

“대구 향해 오줌도 한번 안 눴던 사람이 갑자기 내려와 찍어달라카믄 그기 말이 되나.” 김부겸 전 의원 쪽은 “소주 한잔 걸치면 이런 말들이 튀어나온다”며 대구 민심을 전했다. 2012년 총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이어 ‘삼수’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은 새벽마다 밀려오는 잠을 떨치며 거리로 나선다.

‘무조건 새누리당, 무조건 박근혜’로 붉게 물들던 대구가 이번 4·13 총선에선 심상치 않다. 유승민 의원과 이재만 전 구청장이 맞붙는 대구 동을, 김부겸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승패를 가릴 수성갑이 그 무대다.

동을에선 진박(진짜 친박)-가박(가짜 친박) 경쟁이 불붙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와 통화해보니, “대구 물갈이에 대한 여론이 높은 것이 진박 논란의 시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겨레> 조사를 보면, 대구 의원들에 대한 피로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대구에선 ‘현역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0.4%, ‘지지하지 않겠다’가 39.4%였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지지하겠다’는 29%, ‘지지하지 않겠다’는 48.6%였다. 물갈이 여론은 대구의 특이한 민심이라기보다는,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이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는 게 중론이다.

수성갑에선 ‘인물론’을 놓고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선 김부겸 전 의원이 10~15%포인트 차이로 넉넉하게 김문수 전 지사를 따돌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14년 7·30 재보선 때 “일하고 싶다”며 순천·곡성에서 호소해 당선됐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처럼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의원 쪽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오랫동안 표밭을 갈고닦은 김 전 의원이 앞서고 있다고 하더라도, 선거 막판에 ‘정당전선’이 쳐질 경우엔 여론이 확 뒤집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친박연대’가 선전했던 2008년 총선과 지금 대구 분위기는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며 ‘친박 공천 학살론’으로 ‘연민의 동원’에 성공했다. 지금은 ‘진박’의 등장을 통해 자신을 뒷받침할 진실한 이들이 없어서, 야당이 매번 발목을 잡아서 일을 잘 못하고 있다는 연민론을 부추기려고 한다. 하지만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지금은 대통령 연민론이 번지기엔 진박들이 호가호위하고 있는 데 대한 반감이 크다”고 말한다. 대구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토박이 티케이들이 서울에서 잘나가다 선거 직전 내려온 티케이에게서 느끼는 박탈감, 열패감도 미묘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유주현 정치에디터석 정치팀장
이유주현 정치에디터석 정치팀장
결국 동을과 수성갑의 결론은 꺾꽂이하듯 투입된 서울내기 티케이들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박근혜 지지’의 관성에 얼마나 희석되느냐에 달려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대구 현역 의원들을 배제한 채 청와대 참모들만 동반하고 대구에 나타났다. 이번 설 전에도 대구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7년 6·8 선거 때 목포에 출마한 김대중 후보를 꺾기 위해 유달산 기슭의 한 호텔에서 국무회의를 열기까지 했다. 아버지가 했던 ‘음으로 양으로’ 선거운동을 딸도 반복할 것인가.

이유주현 정치에디터석 정치팀장 edigna@hani.co.kr

[관련 영상] ‘진박 어벤저스’ 권력자 레임덕을 막아라 /더 정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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