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보고대회를 마치고 나서 아이스하키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청와대사진기자단
‘진박’ 후보 고전 속 박 대통령 대구 방문 눈길
방문지역 대부분 진박-유승민계 맞붙는 곳
방문지역 대부분 진박-유승민계 맞붙는 곳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을 한 달여 앞둔 10일 ‘진박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구를 전격 방문해 사전선거 운동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박 대통령과 가까운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들이 대거 출마한 곳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기존 현역의원들의 ‘물갈이설’로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더욱이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한 ‘진박’ 후보들이 대구에서 좀처럼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이는 와중이라 총선을 한 달 앞둔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더욱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박 대통령이 방문한 곳을 선거구로 보면, 대구 동구갑, 북구갑, 수성구갑 등이다. 이중 동구갑은 유승민 의원계로 분류되는 류성걸 의원에 맞서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전 장관이 뛰고 있는 곳이다. 지난 2월 정 전 장관 사무실 개소식에는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참석해 “대구에서 현역 국회의원 교체 여론이 높았다”고 말하며 ‘진박’ 후보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또 옆 지역구인 동구을은 바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로, ‘친박계’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곳이다.
북구갑도 유승민 의원과 가깝다고 알려진 권은희 의원에 맞서 역시 ‘진박’ 후보로 분류되는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곳이다. 수성구갑 지역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이 맞붙은 곳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대구 동구에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이날 박 대통령 방문 행사에는 이 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정종섭 전 장관을 비롯한 대구지역 예비후보들이 대거 동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대구 북구에 있는 국제섬유박람회가 열리는 엑스코를 방문했다. 이후 대구 수성구 삼덕동에 있는 대구육상진흥센터를 방문해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삼덕동은 박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스포츠와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새로운 스포츠용품들을 둘러보고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공간에서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통해 스키점프를 비롯한 동계스포츠도 직접 체험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양옥 체육단체통합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이규혁 이상화 양준혁 원윤종 등 스포츠선수 및 지도자와 생활체육동호인, 스포츠산업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오전에만 3곳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박 대통령이 대구를 찾은 것은 지난해 9월7일에 이어 6개월 만으로, 당시에도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현역 의원들은 제외한 채 대구 연고가 있고 출마가 거론되던 청와대 참모들만 대거 참석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제조업 혁신지원에 선도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대구·경북센터를 찾아 창조경제 성과 확산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구센터가 17개 센터 중 가장 먼저 설립된 데다,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혁신센터 가운데 가장 성과가 좋은 곳이 대전과 대구여서 지난달 대전에 이어 이번에 대구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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