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의 향배는 ‘대세론’과 ‘견제론’의 대결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6일 선거 초반부터 ‘1강’으로 꼽혀온 추미애 후보 쪽은 “압승 분위기”라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반면, ‘2중’으로 분류돼온 김상곤·이종걸 후보 쪽은 “특정 계파의 독식은 안 된다”며 견제심리 확산에 주력했다. 당내에선 지난 21일 마무리된 시·도당위원장 선거가 ‘주류 독식’ 양상으로 기운 것과 관련해 대의원·권리당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막판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친문재인’ 성향인 온라인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에 기대를 거는 추미애 후보 쪽은 결과를 낙관했다. 캠프 관계자는 “45% 비중을 차지하는 전당대회 당일 대의원단 투표에서도 다른 후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이긴다”고 했다. 호남권 대의원에서 다소 열세를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전체 대의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우세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판세가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김상곤·이종걸 후보 쪽은 온라인 입당자가 아닌 일반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의 ‘전략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후보 진영은 5% 이내에서 1·2위가 갈릴 것이란 공통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상곤 후보 쪽 관계자는 “오래된 당원·대의원 사이에서 시·도당위원장 선거 결과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심지어 ‘친문’ 진영에서도 ‘문재인 마케팅’이 노골적인 추미애보다는 김상곤이 낫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후보 쪽도 “추미애 후보의 지지도가 비슷한 ‘친문’ 색채의 김상곤 후보에게 잠식당하면서 3자간 황금분할 구도가 만들어졌다. 누구든 1등이 될 수도, 꼴찌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27일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현장연설에서는 추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한 당내 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상곤·이종걸 후보는 ‘호남 지지 복원과 야권 통합’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6개 시도당위원장이 호선으로 맡는 5명의 권역별 최고위원은 김영주(서울·제주), 전해철(인천·경기), 김춘진(호남), 최인호(영남) 의원과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충청·강원)이 맡는 것으로 잠정 확정됐다. 5명 모두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주류 쪽 인사들이다. 3명의 부문별 최고위원(여성·청년·노인)은 27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단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이 가운데 과열 양상을 빚은 여성 최고위원 경선은 애초 재선의원으로 문재인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낸 유은혜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막판 ‘문재인 마케팅’에 주력한 양향자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찮아 결과 예측이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민주 전당대회는 오후 1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치러지며, 현장 연설과 대의원단 투표를 거쳐 최종 당선자는 저녁 6시30분쯤 가려진다.
글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언니가보고있다 #32_박용진, 민노당 대변인에서 김종인 비서실장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