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저녁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결과와 4차례 경선 누적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열렬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등을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문 후보는 이날 저녁 엠비엔(MB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당 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앵커가 “18원 후원금, 문자폭탄, 상대후보 비방 댓글 등은 문 후보 지지자 쪽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고 지적하자, 문 후보는 “그런 일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 경쟁을 더 이렇게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문 후보의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의원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과정에 다른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를 돌아봐야 할 때”라며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당 내부 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지지자들의 ‘공격적 행태’에 후보 본인은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우물쭈물하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전화로 탄핵소추 참여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빗발쳤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재벌회장들을 감싸거나 막말을 일삼은 이완영 의원에게는 문자폭탄과 함께 18원 후원금을 보내 영수증 발급과 반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초기에 문자폭탄 등은 민의를 대변하지 않거나 역행하는 의원들을 압박하는 시민참여 운동의 성격을 띠었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대선 전 개헌을 요구하거나 문 전 대표를 비판하는 정치인들에게도 공격이 가해지면서 당의 통합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커졌고 민주당 의원 119명은 이런 행위를 자제하자는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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