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김무성 중앙선대위원장이 중앙선대위-원외위원장 연석회의를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홍준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해온 바른정당의 김무성·정병국·주호영 의원은 2일 집단 탈당한 의원 10여명 명단에서 빠졌다. 세 의원 모두 유승민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데다, 유 후보와 함께 바른정당 창당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집단 탈당할 때 10여명의 측근 의원과 동행함으로써 바른정당 ‘최대 주주’로 꼽혀왔다. 정병국 의원은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를, 주호영 의원은 초대 원내대표를 맡았다.
김 의원은 탈당하려는 의원들을 “대선이 끝난 뒤에 나가도 늦지 않는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탈당한 의원들의 대부분이 김 의원과 가까운 이들이다. 지난 1일 밤 탈당파 의원들의 회동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부르는 것도 김 의원은 말렸지만 의원들이 듣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대선 뒤에도 당에 남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도 이날 통화에서 “당세가 어렵다고 세월호 선장처럼 도망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초대 당대표였던 정병국 의원도 통화에서 “원칙을 지키면서 정치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도 “처음부터 각오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과정도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과정으로 본다”고 했다. 이들 3명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던 데 대해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당 구성원들의 요구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유 후보의 대선 득표 성적에 따라 국회 의석 10여석의 바른정당이 독자 생존할 것인지, 정계 개편의 급물살에 휩쓸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만큼 김무성·정병국·주호영 세 사람의 대선 이후 진로도 불확실하다. 당내에서는 특히 “후보 단일화 논쟁을 거치며 유 후보와 김무성 의원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멀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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