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청 경호원들 어떻게 달라졌나
매년 9월께 공채…올 채용 늘릴듯
무술 아닌 어학·IT 전문가도 모집
자연스런 복장·친절한 매너 강조
매년 9월께 공채…올 채용 늘릴듯
무술 아닌 어학·IT 전문가도 모집
자연스런 복장·친절한 매너 강조
딱딱한 표정에 ‘팬티까지 다려 입는다’는 ‘경호원’의 모습만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무술 유단자처럼 떡 벌어진 어깨, 2 대 8 가르마는 옛이야기다. ‘대한민국 7급 공무원’ 청와대 경호실의 ‘이상적인 경호원상’은 달라지고 있다.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열린 경호’가 강조되면서부터다. 단정하지만 자연스러운 복장, 친절한 매너를 갖춘 경호원에 방점이 찍힌다.
청와대 경호원은 어떤 사람들일까. 반드시 경호학과나 체육학과 출신이거나, 무술 유단자여야만 응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문계열, 도시공학 등 일반인들 생각엔 경호와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 전공자도 많다. 국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많아서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 대학원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꽤 있다”는 것이 경호실 관계자의 귀띔이다. 30살 이하면 응시 가능하며, 국가공무원 7급 수준의 일반상식을 묻는 필기시험을 치르고, 체력검정과 심층면접 등을 거친 뒤 합격하면 군·경찰에서 위탁 훈련을 받아 ‘경호원’으로 거듭난다.
‘정보통신(IT) 전문가’도 새롭게 등장한 경호원상이다. 청와대는 공채 때 정보통신 분야 채용기준을 따로 제시하고 있다. 정보통신 경호 부문 공채는 키 제한이 일반경호(남 175㎝, 여 165㎝)보다 완화돼 남성 168㎝(여성 156㎝)로, 안경 등을 꼈더라도 응시가 가능(교정시력 1.0 이상)하다. 이외에도 키나 시력 제한이 없는 일반직 9급·별정직도 필요시 수시 채용한다. 대학의 경호학도 ‘융합학문’이 대세라고 한다. 박준석 용인대 경호학과 교수는 “대학에서도 무도뿐 아니라 각종 고도화된 테러에 대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보안 중에서도 시시티브이(CCTV)나 스마트폰 보안 등 전문기술 분야와 융합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매년 9월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데, 올해는 그 규모가 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영훈 경호실장은 “청와대 특수활동비 등을 절감해 마련한 재원 4억원으로 경호실 공무직 신규 채용에 나서겠다. 열린 경호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따라 현장 경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도 맞물려 있다. 다만 청와대 쪽은 정확한 채용 규모,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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