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명예과세”-“세금폭탄”…여야 증세 ‘프레임’ 전쟁

등록 2017-07-24 21:53수정 2017-07-24 22:31

추미애 “초고소득자 명예 걸맞은 과세”
민주당, 증세 불만 달래기 이름 찾기
자유한국당 “여론 호도하려는 수” 반박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초대기업, 초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증세 정책에 더불어민주당이 색다른 이름을 붙이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했지만 ‘세금폭탄’이라는 공격에 무너졌던 ‘프레임 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움직임이다. 자유한국당도 이에 맞설 이름을 고민하며 응전할 태세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증세 정책을 가리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스스로 명예를 지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명예과세’라 부르고 싶다. 명예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호소드린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 더 내면 기업이 사랑받을 수 있으니 ‘사랑과세’가 어떠냐”고 말했다. 그는 “초고소득자 증세로 세금을 더 내면 부자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존경과세’는 어떠냐”고도 했다. 국가에 세금을 더 내는 일의 긍정적 효과를 부각시키며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들의 불만을 달래려는 의도가 읽힌다. “대한민국 0.08%에 대한 ‘슈퍼리치 증세’”(제윤경 원내대변인)나 ‘핀셋 증세’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증세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킨 명칭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의원도 지난 22일 문재인 정부의 증세 정책에 이름을 붙여달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디딤돌세’, ‘마중물세’, ‘나눔증세’, ‘더불어세’ 등의 아이디어가 댓글로 달렸다. 여론은 여당에 우호적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1일, 전국 성인 5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6%가 문재인 정부의 증세 정책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의견은 10%에 그쳤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여당의 프레임 전쟁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적극 반격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증세 추진을 “가공할 세금폭탄”이라고 규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부자 증세라는 미명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청개구리 정책”이라고도 했다. 경제 관료 출신인 추경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무조건 대기업에 부담을 더 지워야 한다는 포퓰리즘식 증세”라고 비판했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에는 증세에 대한 저항감을 확인하는 ‘간보기 증세’의 성격이 짙다. 네이밍이나 감성에 의존해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여당의 프레임 전략을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권이 얘기하는 증세 방식은 소득계층 간 위화감마저 조성할 위험이 다분하다. 네이밍 작업이 도를 넘고 있다”고 했고, 바른정당은 “‘국민 내 편, 네 편 갈라놓기’ 카드를 내민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전반적인 경제 기조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초대기업과 고액자산가,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확인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보호 대책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25일 국무회의에서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한 뒤 27일 민주당과 법인세·소득세 인상을 포함한 구체적인 세법 개정안과 예산부수법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태규 윤형중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