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왼쪽)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에 대한 사과 발언을 하는동안 김영춘(오른쪽) 해양수산부 장관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채 굳은 표정으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유골 은폐’ 파문과 관련해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해 “책임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장관은 회의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고 이 총리 역시 김 장관을 직접 질책하진 않았지만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이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김 장관을 총리 집무실로 따로 불러 면담했다.
앞서 김 장관은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세월호 유골 관련 은혜보도 관련 사과문’에서 “이번 일로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 대기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은 김 장관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권의 출발점이자 성역인 세월호에 대해 유골 은폐라는 중차대한 범죄를 범했는데 해양수산부 장관 하나 사퇴해서 그게 무마되겠는가”라며 “그들(여권) 주장대로라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범죄”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현 정권은)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그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인가. 세상 참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김영춘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행자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에 대해 해수부 장관이 입장을 발표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유감을 표시하는 선에서 끝내려고 한다면 책임정치가 아니다”라며 “먼저 주무장관인 해수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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