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 비리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 운영비 관련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된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에 대한 수사가 8개월 동안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늑장수사가 한유총이 강경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준 셈’이라며 검찰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유치원 개학 연기)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이덕선 이사장의 경우 국회와 교육당국으로부터 횡령·세금탈루, 국감위증 등 숱한 혐의를 지적받았고 지난해 7월 검찰에 고발됐다”며 “그러나 검찰은 수사의 첫 단계인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7월 횡령·배임 혐의로 이 이사장을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엔 이 이사장이 설립한 경기 화성시 리더스유치원에 교재·교구를 납품하는 업체의 소재지가 이 이사장과 자녀의 아파트·오피스텔 주소와 동일하며, 2015년 11월 30살이던 자녀가 체험학습장 부지(감정평가액 43억원)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불법증여 정황이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이사장이 유치원 명의 계좌에서 759만원을 개인계좌로 송금하고 한유총 회비 547만원을 납부했다며 횡령·배임죄 등으로 처벌도 요구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고발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검찰이 고발인(경기도교육청) 조사도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검찰의 늑장대응, 부실수사 때문에 이덕선은 계속해서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검찰이 수사를 미룬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 관계자는 “(이덕선 이사장의) 비리와 관련해 모두 3건의 수사의뢰 및 고발이 있었다”며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7월) 불법 유치원 매매의혹과 관련해 수사의뢰를 한 것 외에 추가로 수사의뢰를 한 내용이 있다. 또 교재·교구 납품비리 고발 건을 경찰이 수사한 뒤 검찰로 송치한 게 지난해 12월 말이다. 지난해 7월 수사의뢰 건만 보면 수사가 늦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련 내용을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쪽은 경기도교육청이 이 이사장을 상대로 고발한 건에 대한 늑장 수사 논란이 벌어지자 이날 밤 늦게 “(교육청 쪽) 고발인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수원/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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