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정권 문제인사청문회 평가 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을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흑석동 재개발 지역 건물 매입을 놓고 야당이 일제히 “서민은 꿈도 못 꿀 부동산 투기”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인 2018년 7월 은행대출 10억여원을 받아 재개발 예정지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25억 7000만원 상당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국무위원 재산공개 결과 알려졌다. 해당 지역은 2017년 11월 재개발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2018년 5월 아파트 건설 시공사까지 선정된 상태였다.
김 대변인은 28일 “30년간 무주택자로, 실거주를 위해 샀다”고 밝혔으나, 당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해 대출 제한 조치 등 수요 억제에 나섰던 정부 정책기조에 비춰 볼 때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낮 국회에서 청문회 관련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토투기부 장관’이라는 말에 걸맞는 국토투기 대변인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주택 보유자로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최정호 후보자와 김 대변인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4시 운영위원회, 국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김 대변인이 구입한 흑석 지역을 방문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야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어 김 대변인을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8일 “문재인 정권의 디엔에이(DNA)는 부동산 투기였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논평을 내고, “엄청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마련한 것은 누가 봐도 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은 대출까지 틀어막은 문재인 정권이 뒤에서는 ‘청와대의 입’이라는 대변인까지 나서 투기질을 하고 다녔다니 가히 ‘내노남불’(내가 하면 노후대책, 남이 하면 불법 투기)이라고 밝혔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기자 시절 칼럼에서 전셋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값이 몇 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았다고 비꼬며 서민을 배려하는 척했던 김의겸 대변인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언론인과 공직자 윤리를 모두 저버린 파렴치한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김 대변인의 사퇴 및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은 김정화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의겸가경”이라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의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투기 억제에 골몰할 때 청와대 대변인인 김의겸은 재개발 투기를 한 것”이라며 “기민하고 과감한 투기 실력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