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제 대한민국도 우주시대를 열자\' 세미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해체에 준하는 쇄신을 제안했지만, 정작 당내 반향은 미미하고 김 의원의 제안에 반발만 커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9일에는 당내 친박(근혜)계 중진 의원이 공개적으로 김 의원을 향해 ‘여의도연구원장직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다. 4선의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좀비 정당으로 판단한 사람이 총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여의도연구원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 쇄신 논의도 좀처럼 불붙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기득권 포기’를 요구받는 영남권·친박계 중진들의 반응이 차갑다. 초선 가운데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인 곽상도 의원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이 요구한다면 불출마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요구할 당 지도부가 요지부동이어서 공허한 조건부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돌았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험지 출마를 고민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게 그나마 성과로 꼽힌다. 홍준표 전 대표·김태호 전 지사 등은 아직 영남권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광진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자기희생 결단으로 한국당에 기회가 왔다. 그 절호의 기회가 공중분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탄했다. 오 시장은 이어 “밥상을 차려주어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왕좌왕하는 정당, 타이밍도 놓치고, 밥상도 걷어차고,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정당”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편, 김세연 의원은 당내 친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여의도연구원장직 사퇴 요구와 관련해 “타이타닉호에서 마지막까지 탈출하지 못하는 승객들을 위해 연주하는 악단같이 (여의도연구원장)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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