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반 무리수 왜

등록 2020-06-09 05:01수정 2020-06-09 08:02

대통령 임명 공직자 비리 아닌
업무 관련 조사, 직권남용 소지
청, 직무 감찰 왜 했는지 입닫아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반이 지난 2월 중순부터 4개월 동안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찰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찰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입구.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반이 지난 2월 중순부터 4개월 동안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찰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찰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입구.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반이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의 고객 비밀번호 무단 사용 건을 지연 처리했다는 이유로 금감원 간부의 중징계를 요구한 사실이 8일 확인되면서 직권남용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직자 개인 비리 감찰에 한정돼 있는 청와대 감찰반의 권한을 넘어선 조처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비서실 직제령을 보면 청와대 감찰반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단체의 장과 임원이며 이들에 대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일로 업무가 제한돼 있다. 감찰반은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공직자의 개인 비리를 감시하는 조직인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에 대한 감찰은 시중은행의 국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의 고객 비밀번호 무단 사용 건에 대한 금감원의 업무 처리에 집중됐다. 외형상으론 개인 비리가 아닌 직무감찰이다. 개인 비리와 직무상 오류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 감찰반이 결과적으로 직무감찰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지만 청와대는 입을 닫고 있다.

청와대 감찰반의 전신인 ‘특별감찰반’(특감반)은 이미 직권남용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검찰이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하급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하급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현재 ‘유재수 감찰 무마’ 건에서는 조 전 수석의 ‘감찰 중단’ 지시가 특감반원의 감찰권 행사를 방해했느냐를 놓고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다.

금감원 감찰을 둘러싼 논란은 이와 정반대 구조다. 청와대 민정수석 등 감찰반 상급자가 처음부터 법령의 범위를 벗어난 직무감찰을 지시했는지가 관건이다. 한 중견 변호사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청와대가 직무감찰까지 해버리면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직무감찰 권한을 부여한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만약 청와대 상급자가 개인 비리가 아닌 직무감찰을 감찰반원에게 지시한 거라면, 이는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일을 시킨 것으로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