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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유독 이재명에게만 쓴소리하는 ‘미스터 스마일’

등록 2021-04-26 16:51수정 2021-04-26 18:12

정세균 전 총리, 스푸트니크 놓고 연일 비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가 26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상공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가 26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상공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브이(V)’ 도입 가능성도 검토하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연일 매서운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백신 수급 문제를 책임져 온 ‘코로나 총리’로서, 정부와 결을 달리하는 이 지사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는 동시에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도 키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2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스푸트니크 브이도 선택지로 열어놓자는 이 지사를 겨냥해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접종계획이 뭔지 다 알게 되는데 그분은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오셨다”고 지적했다. 중대본의 콘트롤타워로서 ‘출석률’이 저조했던 이 지사를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 지사가 중대본 회의에 여러번 결석했느냐’는 사회자 질의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안다면 그런 말씀을 하실 필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히려 “백신이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어쩌나 걱정”이라고도 했다. 러시아산 백신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 온 정 전 총리에게 이 지사가 “정략적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나서자 정 전 총리도 이에 맞서 공격 수위를 높인 모습이다.

앞서 정 전 총리와 이 지사는 백신 문제 외에도 몇차례 충돌해왔다. 이 지사가 4차 재난지원금을 지역 화폐를 통해 보편 지급하자며 국회와 정부에 요구하자, 정 전 총리는 “단세포적인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일축했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치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보편적 기본소득을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독자 정책으로 차별성과 선명성을 확보하려는 이 지사의 전략에 번번이 정 총리가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후발 주자로 대선 경쟁에 뛰어든 정 전 총리 입장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와 대결 구도를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친문재인 성향의 지지층에선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 지사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강하기 때문에 이 지사와 맞서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친문의 지지를 흡수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지사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무너지면서 이 전 대표의 자리를 대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정 전 총리의 온건 합리주의 성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칼라가 없다’ ’너무 부드럽기만 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다른 주자와 차별화된 모습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을 감안하면 정 전 총리가 이 지사를 몰아붙이는 장면이 낯설다는 얘기도 있다. 정 전 총리가 지난 2008년 민주 당 대표로 있을 때 이 지사는 원외 부대변인이었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를 성남 시장에 공천한 것도 정 전 총리였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월 <케이티브이>(KTV)에 출연해 “제가 이재명 지사를 픽업(pick up)했다. 제 안목이 얼마나 빛납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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