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외눈박이”, “눈뜬 장님” 등 자신의 과거 장애 비하 발언을 사과했다.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외눈·양눈’ 논란을 통해 자신의 과거 발언이 소환되자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심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저는 지난 2016년에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해 군 당국을 ‘눈뜬 장님’이라고, 2019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를 비판하며 ‘외눈박이’식 결정을 했다고 논평을 낸 바 있다”며 “차별적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다. 지난날 저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심 의원은 이어 “당시에 해당 표현에 대해 한 장애인 단체로부터 지적을 받았고 그분들께 사과드렸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저의 불철저한 인식을 되돌아보고 낡은 언어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각별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누구보다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애써야 할 정치인으로서 늘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의 사과는
추 전 장관의 ‘김어준의 뉴스공장’ 옹호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시민 외에는 눈치보지 않고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적었다. 이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명백한 장애 비하 발언이다. 즉각적인 수정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추 전 장관은 접두어 ‘외’의 사전적 의미를 강조하며 “장애인 비하가 아니었다. 일부 정치인들이 왜곡·오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뒤이어 장 의원은 “아무리 차별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차별이 차별이 아니게 되지는 않는다”며 “‘내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 그 한 마디면 끝날 일”이라며 재반박했다.
추미애-장혜영 논쟁은 심 의원의 과거 시각장애 비하 발언이 다시 조명되는 상황으로 번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번 생각해 봅시다”라며 심 의원의 과거 발언을 담은 기사를 페북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외눈·양눈 표현이 장애 비하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심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차별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음은 심 의원의 글 전문.
최근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과 관련한 논란 중에 저의 과거 발언에 대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2016년에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해 군 당국을 “눈뜬 장님”이라고, 2019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를 비판하며 “외눈박이”식 결정을 했다고 논평을 낸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난날 제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차별적 발언들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정합니다. 차별적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습니다.
지난날 저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당시에 해당 표현에 대해 한 장애인 단체로부터 지적을 받았고 그분들께 사과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저의 불철저한 인식을 되돌아보고 낡은 언어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각별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차별금지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 제정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래된 관행, 각자에게 배인 습속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질긴 노력들이 쌓여질 때, 비로소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애써야 할 정치인으로서 늘 긴장을 늦추지 않겠습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