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현안 있는데 대통령께 부담 갈까 걱정”
청와대 전 법무비서관께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맡는다는 언론 보도를 봤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에서 함께 일하면서 보았던 그 분은 일 잘하는 분이었습니다. 원칙에 맞게 그러나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셨습니다.
물론, 변호사가 사건을 가려서 수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흉악한 살인범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자기 방어를 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당연히 있습니다.
그 분이 어떤 연유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맡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정부의 고위공직자를 지낸 분이 정부가 끝나기도 전에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나 지금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이슈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반 논쟁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일하셨던 분이 하필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입니다.
이제 민간인이 된 개인의 선택이지만, 세상은 아직 그 분을 문재인 정부의 '전' 고위공직자로 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아 더 걱정입니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많이 아쉽고,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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