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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건영, ‘이재용 변호인’ 김형연에 “하필 지금 논란 중심에…”

등록 2021-05-13 14:07수정 2021-05-13 14:19

“사면 현안 있는데 대통령께 부담 갈까 걱정”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일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쓰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단으로 합류한 김형연 전 법무비서관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전 비서관을 향해 “청와대에서 함께 일하면서 보았던 그 분은 일 잘하는 분이었다. 원칙에 맞게 그러나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셨다”며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적었다.

윤 의원은 “지금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이슈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반 논쟁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일하셨던 분이 하필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현직 판사였던 김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법복을 벗고 법무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2년을 근무했다.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을 옹립하며 사법개혁 그림을 그린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법무참모였다. 2019년 5월에는 법제처장으로 옮겨가 1년6개월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런 이력 탓에 김 비서관이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으로 합류한 건 향후 이 부회장 사면에 모종의 역할을 할 거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윤 의원은 “이제 민간인이 된 개인의 선택이지만, 세상은 아직 그 분을 문재인 정부의 ‘전’ 고위공직자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아 더 걱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낸 뒤 “많이 아쉽고, 유감”이라며 글을 맺었다. 아래는 페북 글 전문.

청와대 전 법무비서관께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맡는다는 언론 보도를 봤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에서 함께 일하면서 보았던 그 분은 일 잘하는 분이었습니다. 원칙에 맞게 그러나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셨습니다.

물론, 변호사가 사건을 가려서 수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흉악한 살인범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자기 방어를 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당연히 있습니다.

그 분이 어떤 연유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변론을 맡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정부의 고위공직자를 지낸 분이 정부가 끝나기도 전에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나 지금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이슈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반 논쟁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일하셨던 분이 하필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입니다.

이제 민간인이 된 개인의 선택이지만, 세상은 아직 그 분을 문재인 정부의 '전' 고위공직자로 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아 더 걱정입니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많이 아쉽고, 유감입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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