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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환기가 생명인 시대…우버 본사 ‘접는 유리벽’ 아세요?

등록 2021-11-03 09:59수정 2021-11-04 07:28

180개 유리창, 하루종일 자동 개폐
공기 전염 예방하고 에너지도 절약
우버의 새 본사 건물은 하루종일 유리창이 자동으로 개폐된다. 숍 제공
우버의 새 본사 건물은 하루종일 유리창이 자동으로 개폐된다. 숍 제공

공기라고 다 같은 공기가 아니다.

하루 생활의 태반을 실내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은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의 폐에서 배출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대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조지프 알렌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인 미국 가정, 사무실, 학교에 있는 사람이 최근 들이마신 공기의 3%는 현재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의 폐에서 나온 것이다.

평소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느 때 같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다른 이들의 호흡기관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에 감염병 바이러스가 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기를 통한 전염을 코로나19의 주요한 세 가지 전염 경로 중 첫째로 꼽았다.

샌프란시스코의 우버 본사 건물.
샌프란시스코의 우버 본사 건물.

공기 전염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다. 환기가 잘 되면 다른 사람의 폐에서 나오는 공기가 내 호흡기 안으로 들어오는 비율을 확 낮출 수 있다. 환기를 통해 감염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군의 과학자들은 지난 5월 과학저널 ‘사이언스’ 기고문을 통해 19세기 상수도가 ‘마시는 물’의 위생 혁신을 일으켰듯, ‘숨 쉬는 공기’의 위생 혁신을 위해 공기 질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 핵심이 바로 상수도 시스템에 비견할 수 있는 환기 시스템이다.

11층과 6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두 건물을 잇는 통로가 환기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11층과 6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두 건물을 잇는 통로가 환기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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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을 접고 펴듯…온도 조절 역할도

최근 택시 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의 샌프란시스코 새 본사 건물이 일명 ‘접는 유리벽’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환기 시스템을 선보였다.

11층과 6층짜리 두 건물로 이뤄진 본사 외벽에 있는 커다란 유리창 180개가 환기를 위해 자동으로 하루 종일 열고 닫기를 반복한다. 기존의 공조 시스템을 통한 폐쇄형 공기조절 방식이 아닌 자연 환기 방식이다.

건축업체 숍(SHoP)이 설계한 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유리창은 높이가 14피트(4.2미터)다. 아코디언을 접고 펴듯이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시스템은 온도 조절 역할도 한다. 건물 관리 시스템에 연결돼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정돼 있다. 어떤 유리창을 개폐 시스템에 연결시킬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일조량과 바람에 대한 환경 모델링을 기반으로 선택했다.

접는 유리벽은 새로운 종류의 건축일까?
접는 유리벽은 새로운 종류의 건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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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냉난방 시스템 사용 20% 줄어

새 환기 방식은 환기 개선 외에 에너지 절약 효과도 있다. 숍의 대표인 안젤리카 트레비노 바콘(Angelica Trevino Baccon)이 인터넷미디어 ‘패스트컴퍼니’에 밝힌 것을 보면, 자동 창 개폐 시스템 설치 이후 기존 기계식 냉난방 시스템 사용이 약 20% 감소했다.

숍의 창립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크리스토퍼 샤플스는 “전에는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공기 흐름과 온도 변화를 건물 정면에서 물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새로운 종류의 건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접는 유리벽 건물’이 에어컨 의존도를 줄이고 신선한 공기를 더 끌어들이는 새로운 환기 방식의 한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환기는 위생 뿐 아니라 인지 능력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환기가 되지 않으면 사람의 폐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실내에 쌓이게 된다. 2017년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일 때보다 600ppm일 때 인지 능력이 훨씬 좋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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