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이 105기의 소형 위성을 실은 채 이륙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통산 세번째 합승로켓을 발사했다.
‘트랜스포터’로 불리는 스페이스엑스의 로켓 합승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위성, 나노위성 등 소형 위성들을 한데 묶어 보내는 것을 말한다. 스페이스엑스가 소형 위성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서비스다.
스페이스엑스는 13일 오전 10시25분(한국시각 14일 0시25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소형 위성 105기를 실은 팰컨9 로켓을 발사했다. 위성들은 고도 525km의 태양동기궤도에 배치됐다.
탑재된 위성 중 가장 큰 것은 170kg의 우크라이나 지구관측 위성이었으며, 가장 작은 것은 탄산음료 캔보다 작았다. 지구촬영 영상 서비스업체인 플래닛은 44기로 가장 많은 위성을 탑재했다. 스페이스엑스는 모든 위성을 배치하는 데 약 1시간30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날 트랜스포터3에 사용한 로켓(B1058)은 2020년 5월 나사 우주비행사 2명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1년8개월만에 10번째 이륙 및 착륙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페이스엑스의 로켓이 목표치인 ‘10번 사용’ 기록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로켓 회수 횟수는 총 102회로 늘었다.
이날 10번째로 이륙한 팰컨9 로켓은 8분30초 뒤 발사기지로 돌아왔다. 왼쪽은 내장 카메라, 오른쪽은 드론으로 촬영한 것이다. 웹방송 갈무리
스페이스엑스는 분기당 1번씩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난해에는 두차례만 진행됐다. 지난해 1월 트랜스포터1에선 143기의 위성을, 지난해 6월 트랜스포터2에선 88기의 위성을 쏘아올렸다. 올해는 3차례 발사할 계획이다. 다음번 합승 발사는 4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 트랜스포터3에 참여한 소형 위성 105기는 스페이스플라이트, 엑소런치 등 발사 대행사를 통해 모았다.
합승로켓 프로그램의 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위성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총 발사 비용 중에서 탑재체 무게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액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엑스가 책정한 기본 비용은 200kg 기준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다. 이보다 무거운 탑재체는 1kg당 5천달러가 추가된다. 또 스페이스엑스가 정한 일정에 맞춰 발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발사 예약은 온라인으로 쉽게 할 수 있지만 발사 자체는 쉽지 않다. 수십기의 위성을 서로 충돌하지 않게 순차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엑스가 소형 위성 발사 시장에 뛰어든 유일한 업체는 아니다. 아리안스페이스(유럽), 로스코스모스(러시아) 같은 기존 로켓 업체나 기관은 물론 로켓랩, 버진오빗 등 민간업체들도 소형 위성 발사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기 예약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곳은 스페이스엑스가 유일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