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배양 쇠고기’, ‘암 백신’, ‘능숙한 손재주 로봇’ ‘소형 원자력발전 시스템’ ‘미숙아 예측’ ‘내시경 알약’ ‘이산화탄소 포집기’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 ‘하수처리장 필요없는 변기’ ‘인공지능 비서’.
빌 게이츠가 선정한 ‘올해의 기술 10가지’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펴내는 과학기술 전문지 ‘MIT 테크롤로지 리뷰’에서 빌 게이츠를 객원 큐레이터로 초청해, 그가 선정한 2019년의 미래기술 10가지를 소개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펴내는 주간 과학기술 전문지 ‘MIT 테크롤로지 리뷰‘는 2019년 2월 빌 게이츠를 객원 큐레이터로 초청해, 2019년의 미래기술 10가지를 선정하도록 했다.
게이츠는 자신이 뽑은 10가지 미래기술 가운데서도 특히 ‘실험실 배양 쇠고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류가 기원전 4000년 전부터 사용하며 끊임없이 개량해온 쟁기를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비유로 제시했다. 쟁기를 통해 인류는 더 많은 씨앗을 뿌려 더 많은 농작물을 수확하고 더 많은 것을 만들어내어 사람들의 삶을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빌 게이츠는 쟁기가 더 많은 것을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수명을 늘리는 양적 도구였던 것에 비해, 앞으로 실험실 배양 육류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대표적 도구가 될 것으로 보았다. 수명이 늘어난 인류에게 미래의 과제는 ‘삶의 질(웰빙)’이라는 것이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 지구 인구는 98억명 수준으로 증가하고 이때 육류 소비는 현재보다 7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98억명의 육류 소비를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축산과 유통 방법은 지구 환경과 경제에 큰 부담이다. 현재의 산업화된 대규모 축산 방식으로는 고기 단백질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육류 종류에 따라 식물성 단백질 생산에 비해 물 소비량은 4~25배, 재배 면적 6~17배, 화석연료 6~20배가 더 필요하다. 가축은 지구 이산화탄소의 5%, 메탄가스의 40%를 배출하는, 온실효과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동물성 단백질 15g을 얻기 위해서는 100g의 식물성 단백질이 필요한 구조다. 현재의 축산 방식으로는 지구 생태환경상 조달과 지속이 불가능한 구조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 포스트 박사팀이 개발한 실험실 배양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2013년 8월 5일 런던에서 오스트리아 영양학자 한니 뤼츨러가 시식해보고 있는 방송 화면. 위키피디아 제공.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 연구진은 내년이면 실험실에서 배양된 햄버거 패티가 진짜 쇠고기 햄버거와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본다. 2013년 8월 마스트리흐트대학의 마르크 포스트 박사 팀이 소의 어깨 근육에서 떼어낸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만들어낸 인공 쇠고기를 햄버거 패티로 만들어 런던에서 처음 시식행사를 가졌을 때는 개당 생산단가가 4억원이었다.
지난 2016년 11월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지 <와이어드>는 당시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객원 편집장으로 선택해, 오바마 대통령이 <와이어드> 특집호를 책임편집한 바 있다.
빌 게이츠는 2000년대 이후 자신의 거액 기부로 설립한 게이츠재단을 중심으로 한 자선활동에 주력하며 열정적 독서가로 자신이 읽은 책들을 추천하고 미래 예측을 내놓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게이츠는 1999년 저술한 <생각의 속도>에서도 미래 기술 15가지를 예측했는데, 18년이 지난 2017년 정보기술 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점검한 결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예측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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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