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온실가스의 35%가 식량 생산과 관련해 배출되며, 이 가운데 57%는 동물성 식량, 29%는 식물성 식량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픽사베이 제공
세계 온실가스의 35%가 식량 생산과 관련해 배출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물성 식량 생산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동물성 식량 관련 배출량은 식물성 식량 배출량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13일(한국시각) “세계 식량 생산으로 연간 온실가스가 173억여톤 배출된다. 이 가운데 57%는 동물성 식량 생산에서, 29%는 식물성 식량 생산에서 배출된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 이날(현지시각)치에 실렸다.(DOI :
10.1038/s43016-021-00358-x )
기후위기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채식 위주의 식생활이 기후변화 완화에 효과적인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식생활 변화가 기후위기 극복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정확히 계산되지 않아왔다. 연구팀은 “그동안 농업이나 삼림, 토지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평가하려는 노력이 진행됐음에도 식량 부문 자료는 드물고 공간적으로 명료하지 않은데다 기술적으로도 일관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관된 통합자료 모델링 체계를 개발해 세계 식물성 및 동물성 식량 생산 관련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추산할 수 있는 공개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데이터베이스에는 200여개 국가의 농업활동 및 농축산물의 자료가 집적됐다. 연구팀은 171개 곡물과 16종의 가축에 대한 2007~2013년 평균 자료를 위·경도 각 0.5도의 공간해상도로 확보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농지와 가축, 토지이용 변화(LUC)를 포함한 식량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173억1800만톤(61% 이산화탄소, 27% 메탄, 12% 아산화질소)으로 추정됐다.
남·동남아시아 배출량 23%로 가장 많아
지역별로는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가 가장 높아 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지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낮았으며, 특히 식물성 식량 생산 관련 배출량이 동물성 식량보다 큰 유일한 지역이었다. 또 단위 면적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장 컸다.
남미는 식량 생산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두번째로 큰 지역인데, 이곳은 동물성 식량 배출이 가장 컸다. 또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았다.
식물성 식량 생산 유래의 온실가스는 51억톤으로 전체의 29%(이산화탄소 19%, 메탄 6%, 아산화질소 4%)였다. 171종 작물 가운데 밀은 재배지가 가장 크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두번째로 많았다. 곡물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것은 쌀로, 식물성 식량 생산 관련 배출량의 12%였다.
식물성 식량 생산 관련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은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와 중국 및 몽골로 각각 11%와 6%였다. 국가별로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가 전체 식량 생산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각 7%, 4%, 2%를 차지했다.
동물성 식량 생산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98억톤(전체의 57%)으로 식물성에 비해 거의 2배였다. 온실가스 비중도 달라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인 식물성과 달리 동물성 식량 생산에서는 이산화탄소(30%)와 메탄(20%)이 주를 이루고 아산화질소가 7%였다. 전체 동물성 식량 생산 관련 온실가스 배출의 25%가 소고기에서 나왔고, 10%는 우유 생산에서 배출됐다.
동물성 식량 관련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남미로 14%를 차지했으며, 다음은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9%), 중국 및 몽골(8%)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동물성 식량 관련 전체 배출의 8%, 브라질 6%, 미국 5%, 인도 4% 순이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