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주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검은 색 지붕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디언> 제공(Jessica Hromas 촬영)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검은 색 지붕을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18일(한국시각) “지속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고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검은 색 지붕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드니 전역의 검은 지붕을 없애면 시 주변 온도를 2.4도 낮출 수 있다는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팀의 최근 연구 결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정부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밝은 색 지붕으로 교체하면 폭염 때 실내 온도를 10도까지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로브 스토크스 기획부 장관은 도시정책 싱크탱크인 시드니위원회에서 “이번 계획은 도시 열섬 현상을 해결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기획부에서 탄소중립 실현 방법의 하나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부는 또 시드니 서부 교외지역의 윌튼에서 새로 주택을 지을 때 검은 지붕을 금지하고 더 넓은 정원을 확보해 나무를 심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스토크스 장관은 관련 규정의 변화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정부는 윌튼 주택개발 계획을 통해 기후 복원력을 높이는 단독주택 9천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새로 짓는 주택은 주차장 공간을 15m에서 18m로 넓히고, 주택 앞마당과 뒷마당에는 적어도 8m 길이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서부 윌튼에서는 주택 신축 때 어두운 색 지붕이 금지되고 밝은 색 지붕 설치가 의무화된다. 서부시드니지역위원회(WSROC) 제공
미국 뉴욕에서도 어두운 색깔의 지붕에 견줘 열을 덜 흡수하는 밝은 지붕 설치하는 ‘쿨 루프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으며, 인도 아마다바드에서도 ‘열 액션 플랜’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개브리얼 멧카프 시드니위원회 위원장은 “극심한 더위로 시달리는 서부 시드니에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쉬운 게 밝은 색 지붕을 촉구하는 것이다. 주택 개발자에게 나무를 심을 공간이 있는 뒷마당을 제공하도록 요구하면 미래 거주자의 삶이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콜롬비아의 메델린에서도 비슷한 정책을 도입해 2016년 이래 평균기온을 2도 낮췄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부터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사업을 벌여온 대구시의 경우 폭염 대비 열대야 일수가 2000년대 이후 정체 내지 감소하고 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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