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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66도…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극한의 작동온도’ 도달

등록 2022-04-15 08:01수정 2022-08-08 10:52

절대온도 0도와 불과 7도 차이
중적외선으로 최초의 별 추적
6월말부터 본격 관측 가능할듯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우주에서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나사 제공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우주에서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나사 제공

올 여름 가동을 앞두고 있는 사상 최대의 천문 관측 프로젝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절대온도 0도에 가까운 작동온도에 도달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13일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개발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중적외선기기(MIRI, 미리)가 지난 7일 작동온도인 영하 266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66도는 물질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절대온도 0도)인 영하 273도에서 불과 7도 높은 것이다.

미리는 제임스웹이 1월24일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작동 궤도(제2라그랑주점)에 도착한 뒤 테니스장 크기 만한 햇빛가림막 아래서 계속 온도를 낮춰 영하 183도까지 다다랐다. 이후 별도의 극저온 냉각기로 83도를 더 낮췄다. 극저온 냉각기는 풍선 9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의 헬륨가스를 미리에 흘려주면서 기기에 남아 있는 미세한 열을 제거했다.

제임스웹의 극저온 냉각 장치. 에어컨 냉매로 온도를 낮추듯 헬륨 가스를 기기에 흘려보내 온도를 낮춘다. 오른쪽 아래가 중적외선기기 ‘미리’. 나사/유럽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의 극저온 냉각 장치. 에어컨 냉매로 온도를 낮추듯 헬륨 가스를 기기에 흘려보내 온도를 낮춘다. 오른쪽 아래가 중적외선기기 ‘미리’. 나사/유럽우주국 제공

나사는 “지난주에 온도 측정기가 영하 258도(절대온도 15도)에서 작동온도인 영하 267도(절대온도 6.4도)로 떨어지는 ‘핀치 포인트’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을 이용해 우주의 별들을 관측한다. 별에서 나오는 빛은 우주팽창과 함께 파장이 길어지면서 가시광선에서 적외선으로 바뀌어간다. 따라서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에서 방출한 미약한 자외선 열 에너지를 잡아내려면 기기 온도를 아주 낮게 유지해줘야 한다.

제임스웹에는 미리를 포함해 4개의 적외선 관측장비가 있다. 미리를 제외한 3개는 근적외선 기기다. 이 기기들은 자연 냉각을 통해 영하 230도대의 작동 온도를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파장이 근적외선(0.6~ 5미크론)보다 긴 중적외선(5~28미크론)을 감지하려면 냉각장치를 이용해 온도를 더 낮춰야 한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구조. 나사 제공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구조. 나사 제공

“수년간 영화대본 연습하듯 연습”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마이크 레슬러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리에서 이 순간을 위해 지난 몇년간 영화대본 연습하듯 연습했다”며 “시험 테이터를 입력한 뒤 기기가 예상했던 대로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을 본 순간 황홀했다”고 말했다.

제임스웹 운영팀은 앞으로 기기 작동과 기능을 확인하는 시험 관측 및 보정 작업을 한 뒤 6월 말부터 본격 관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3월11일 주거울을 구성하는 16개의 거울 정렬을 모두 마치고 처음으로 찍은 사진. 나사 제공
3월11일 주거울을 구성하는 16개의 거울 정렬을 모두 마치고 처음으로 찍은 사진. 나사 제공

제임스웹은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 장비를 이용해 우주 형성 초기에 만들어진 별에서 날아온 희미한 빛을 감지해낸다. 나사는 제임스웹을 이용해 138억년 전 빅뱅이 일어나고 1억~2억년 후 생겨난 최초의 별들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임스웹의 기본 설계 수명은 5~10년이다. 하지만 발사 후 궤도 조정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연료 여유분이 생겼다. 이에 따라 적어도 10년 이상, 최대 20년까지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나사는 예상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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