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들이 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달 궤도선 ‘다누리’의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누리호가 21일 2차 비행에서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 우주개발은 새로운 30년을 향해 힘찬 출발을 하게 됐다. 한국은 자력으로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린 열번째 국가, 1.5t 실용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일곱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발사와 이번 2차 발사는 엄밀히 말하면 ‘리허설’에 불과하다. 발사체가 운송 수단으로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단계여서 현장에서는 ‘시험발사’라고 지칭한다. 1차 때는 누리호에 더미위성(가짜위성)만을 실었고, 2차 때는 168㎏의 성능검증위성과 1.3t의 더미위성을 탑재했다.
누리호와 차세대 발사체 비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누리호가 우주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진짜 시험은 내년부터 치러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추진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이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2027년까지 6874억원을 들여 누리호를 네차례 더 발사한다. 내년에 3차로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처음으로 실제 운용할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실린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누리호 3호기는 현재 조립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4차 발사 때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위성 1호가 함께 탑재된다. 2025년 5차와 2027년 6차 때는 초소형위성 5기씩이 탑재된다.
누리호와 차세대 발사체 비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누리호만으로는 달 착륙선 자력발사, 3t급 대형위성 자력발사 등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2031년까지 9년 동안 1조9330억원이 투입돼 액체산소-케로신 기반의 2단형 발사체가 개발된다. 1단 엔진은 누리호 엔진(75t)보다 큰 100t급 액체엔진 5기를 묶는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설계되고, 2단 엔진은 10t급 액체엔진 2기로 구성된다. 항우연은 올해 ‘액체엔진 고성능화 선행연구’에 들어가 100t급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의 핵심기술 확보에 나섰다. 차세대 발사체는 2030년께 발사할 예정인 달 탐사선 발사체로도 쓰일 계획이다.
올해 8월3일(한국시각)에는 우리나라 최초 달 궤도선이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엑스사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된다. 달 궤도선 발사는 한국이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 이어 우주탐사까지 3대 우주개발 영역을 모두 섭렵해 우주 강국으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