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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 역동적인 수레바퀴은하 속살 드러내다

등록 2022-08-03 09:57수정 2022-08-08 10:49

5억광년 거리에 있는 15만광년 크기 은하
안쪽·바깥쪽 고리에서 별 탄생 모습 생생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본 수레바퀴은하. 지구로부터 5억광년 거리에 있다. 근적외선카메라와 중적외선기기 관측자료를 합친 사진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본 수레바퀴은하. 지구로부터 5억광년 거리에 있다. 근적외선카메라와 중적외선기기 관측자료를 합친 사진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지난달부터 본격 관측활동을 시작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우주 먼지에 가려진 은하의 속살을 드러내줬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2일 제임스웹망원경으로 들여다본 5억광년 거리의 수레바퀴은하(Cartwheel Galaxy)의 화려한 모습을 공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우주 먼지 안쪽의 풍경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먼지 안쪽에서 방출되는 빛까지 잡아낼 수 있는 적외선 관측 장비의 투시력이 이룬 성과다.

수레바퀴 비슷한 모양의 이 은하는 남반구 하늘의 별자리인 조각가자리에 있다. 한국에서는 남쪽끝 하늘 가장자리에서 보일까말까한 은하다. 지름이 15만광년으로 우리은하의 1.5배다.

천문학자들은 원래는 우리은하와 비슷한 모양의 나선은하였으나 4억년 전 주변의 작은 은하와 충돌하면서 지금의 모양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밝은색 안쪽 고리와 다채로운 색상의 바깥쪽 고리로 이뤄져 있다. 두 고리는 돌이 던져진 연못에서 잔물결이 퍼져나가듯 충돌 당시의 충격파가 중심에서 외곽으로 확장되면서 형성됐다. 이런 특징을 가진 은하를 ‘고리은하’라고 부른다.

2018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수레바퀴은하.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2018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수레바퀴은하.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별 탄생중”

전체 모양은 바뀌었으나 나선형 팔을 비롯해 나선은하였을 때의 특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안쪽 고리와 바깥쪽 고리 사이에서 둘 사이를 이어주는 밝은 빨간색 줄무늬 쐐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탄화수소가 풍부한 뜨거운 우주 먼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다. 왼쪽의 동반 나선은하에서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엄청난 양의 뜨거운 우주 먼지들로 그득한 중심부의 가장 밝은 영역은 거대한 어린 별무리다. 반면 4억4천만년에 걸쳐 확장해온 바깥쪽 고리에선 별의 탄생과 폭발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고리가 확장하면서 주변 가스와 충돌해 별 탄생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바깥쪽 고리 오른쪽 하단의 밝은 영역은 별의 탄생이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칼 고든은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별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블우주망원경도 과거 수레바퀴은하를 관측했다. 그러나 시야를 가리는 외곽의 우주 먼지 때문에 은하 안쪽의 모습을 상세하게 포착하지는 못했다. 제임스웹이 이번에 천문학자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준 셈이다.

제임스웹의 중적외선기기로만 본 수레바퀴은하의 모습.
제임스웹의 중적외선기기로만 본 수레바퀴은하의 모습.

이번 사진은 제임스웹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기기(MIRI)의 관측 자료를 합성한 것이다. 중적외선 데이터는 빨간색으로, 근적외선 데이터는 파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표시됐다. 파란색 점들은 각각의 별이나 별무리가 형성되는 지역을 표시한다. 빨간색의 중적외선기기 데이터는 수레바퀴은하에서 탄화수소와 다른 화합물이 풍부한 지역, 지구의 먼지와 같은 규산염 먼지가 풍부한 지역을 보여준다.

나사는 “수레바퀴은하는 여전히 과도기 단계에 있으며 이번 사진은 순간을 포착한 스냅사진”이라며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과거에 일어났던 일과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제임스웹의 관측 사진 공개는 지난달 12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제임스웹이 찍은 에아렌델(화살표). Cosmic Spring JWST 트위터
제임스웹이 찍은 에아렌델(화살표). Cosmic Spring JWST 트위터

빅뱅 9억년 후 탄생한 280억광년 거리의 별

이와는 별도로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는 이날 허블우주망원경이 지난 4월 포착한 에아렌델(새벽별이란 뜻)이란 이름의 별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고래자리에 있는 에아렌델은 129억년 전에 탄생한 별로,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역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이었다. 그동안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한 점을 고려하면 에아렌델과 지구와의 실제 거리는 280억광년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에아렌델(화살표).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에아렌델(화살표).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보통 이 정도 거리에 있는 개별 천체는 관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에아렌델은 질량이 태양의 50~100배에 이를 정도로 크고 밝은 데다 중력렌즈의 영향을 받아 포착할 수 있었다. 중력렌즈란 매우 멀리 떨어진 천체에서 나온 빛이 은하단과 같은 거대한 천체의 중력 영향으로 빛이 증폭되고 굴절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거대한 은하단의 중력이 돋보기 역할을 하는 셈이다.

허블이 찍은 에아렌델은 크게 확대해야 볼 수 있는 아주 작고 희끄무레한 점이었으나 제임스웹에선 훨씬 또렷해졌다. 이 사진은 지난달 30일 찍은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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