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생명의 신비, 그리고 이를 탐구해온 현대 과학의 역사를 두루 보여주는 과학 전시회인 ‘사이언스 터널’과 ‘노벨 사이언스 체험전’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 어린이들이 노벨 사이언스 체험전 입체영상관에서 노벨상을 낳은 여러 과학 업적들에 관한 입체영상물을 즐겁게 관람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가볼 만한 과학전시 2곳
가족 나들이 때에 들를 만한 대형 과학전시회가 최근 나란히 문을 열었다. 모두 우주와 생명을 주된 테마로 삼았다.
국립서울과학관이 4일부터 열고 있는 ‘노벨 사이언스 체험전’은 오감으로 과학의 흥미를 돋울 만한 전시회이며, 서울역사박물관이 5일 연 ‘사이언스 터널’은 현대 과학기술의 현주소를 한눈에 조망하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한 전시회다.
서울역사박물관 ‘사이언스 터널’
170m 터널 걸어가며 인류의 과학지식 한눈에 ■ 원자에서 우주까지 과학의 터널을 지나
12월2일까지 열리는 ‘사이언스 터널’은 독일의 대표적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협회가 독일과 유럽 첨단과학이 이룬 과학기술의 성과를 한눈에 선보이는 세계 순회 전시회다. 2005년 이후 일본·중국·벨기에 등을 거치며 관람객 250만명을 모아왔다.
‘사이언스 터널’이란 이름은 170m의 터널 안을 걸어가며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밝혀낸 현대 과학의 면모를 쉽게 보기 힘든 여러 과학 영상물과 멀티미디어, 체험 전시물들을 통해 볼 수 있게 한 데에서 비롯한 것이다. 애초엔 직선 터널로 기획됐으나 이번 전시회에선 6, 7개의 방을 이어 터널 효과를 냈다.
무엇보다 우주대폭발(빅뱅)과 우주의 기원, 원자와 분자를 조작하는 나노기술, 디엔에이(DNA)와 생명 현상을 비롯해 태초, 나노, 생물, 감각, 우주 등 14개의 주제를 인문의 향내가 그윽한 역사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기이한 과학 사진·동영상들과 더불어 차분한 음악과 조명이 관람객을 반긴다. 난해한 과학을 대중적 비유나 풀어쓰는 말로 친절하게 보여주기보다는 다소 딱딱한 직설어법을 택해 흥미보다 정확성을 강조하려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건 애초 기획의 의도인 듯하다. 하대영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막스플랑크협회 쪽도 과학에서 재미를 쉽게 얻어가려고 전시장을 찾는 학생들이 아니라 과학에서 미래 비전을 찾겠다는 학생을 위해 기획된 전시임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월요일 휴관, 입장료 19~64살 700원.
서울과학관 ‘노벨사이언스 체험전’
역대 노벨상 수상자 업적
어린이 눈높이 맞춰 전시 ■ 오감으로 느끼며 즐기는 과학의 원리 어린이들이 과학을 주제로 한바탕 놀면서 과학의 꿈을 키울 만한 곳을 찾는다면 ‘노벨 사이언스 체험전’은 적절한 곳이다. 일상생활에선 가까이서 볼 수 없는 엑스선, 레이저, 엠아르아이(MRI) 같은 과학·의학 장비들이 마련됐고 노벨상을 안겨준 과학기술의 기본 원리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전시물들이 많이 선보인다. 3월2일까지. ‘과학 꿈나무들의 노벨상 꿈을 키운다’는 기획 의도에 맞춰 뢴트겐, 퀴리 등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과 그들의 중요한 발견·발명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우주와 생명의 기원, 화려한 디엔에이 터널, 거대한 세포방, 호르몬의 조절과 제어, 미생물의 세계 등 15개 주제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다뤘다. 전시장에선 노벨 체험교실, 노벨 과학 공연 등 다른 행사들도 다채롭게 열린다. 전시장에선 세포핵의 내부를 거대하게 확대해 방으로 꾸민 ‘세포방’에서 어린이 크기의 미토콘드리아, 염색체들을 관찰할 수 있다. 호르몬 열차를 타고 혈관을 지나 백혈구 사이를 누비면서 심장에 이르는 호르몬의 작동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창세기의 방’ 같은 일부 전시물은 너무 단순하게 처리되고 더러 해설도우미의 설명이 충분하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 입장료 어른 9천원, 고등학생 이하 7천원.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170m 터널 걸어가며 인류의 과학지식 한눈에 ■ 원자에서 우주까지 과학의 터널을 지나
척추동물의 평형기관엔 ‘평형모래’라고 불리는 작은 뼈들이 담겨 있는데, 이 뼈들은 진동을 증폭해 귀에 있는 감각세포에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 이런 뼈들을 결정화하는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뼈들은 둥근 공 모양(왼쪽 위)에서 점차 별 모양으로 바뀌어 결국엔 평형감각을 손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이언스 터널’ 제공
무엇보다 우주대폭발(빅뱅)과 우주의 기원, 원자와 분자를 조작하는 나노기술, 디엔에이(DNA)와 생명 현상을 비롯해 태초, 나노, 생물, 감각, 우주 등 14개의 주제를 인문의 향내가 그윽한 역사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기이한 과학 사진·동영상들과 더불어 차분한 음악과 조명이 관람객을 반긴다. 난해한 과학을 대중적 비유나 풀어쓰는 말로 친절하게 보여주기보다는 다소 딱딱한 직설어법을 택해 흥미보다 정확성을 강조하려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건 애초 기획의 의도인 듯하다. 하대영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막스플랑크협회 쪽도 과학에서 재미를 쉽게 얻어가려고 전시장을 찾는 학생들이 아니라 과학에서 미래 비전을 찾겠다는 학생을 위해 기획된 전시임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월요일 휴관, 입장료 19~64살 700원.
호르몬이 사람몸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험하게 하는 ‘호르몬 열차’. 국립서울과학관 제공
역대 노벨상 수상자 업적
어린이 눈높이 맞춰 전시 ■ 오감으로 느끼며 즐기는 과학의 원리 어린이들이 과학을 주제로 한바탕 놀면서 과학의 꿈을 키울 만한 곳을 찾는다면 ‘노벨 사이언스 체험전’은 적절한 곳이다. 일상생활에선 가까이서 볼 수 없는 엑스선, 레이저, 엠아르아이(MRI) 같은 과학·의학 장비들이 마련됐고 노벨상을 안겨준 과학기술의 기본 원리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전시물들이 많이 선보인다. 3월2일까지. ‘과학 꿈나무들의 노벨상 꿈을 키운다’는 기획 의도에 맞춰 뢴트겐, 퀴리 등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과 그들의 중요한 발견·발명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우주와 생명의 기원, 화려한 디엔에이 터널, 거대한 세포방, 호르몬의 조절과 제어, 미생물의 세계 등 15개 주제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다뤘다. 전시장에선 노벨 체험교실, 노벨 과학 공연 등 다른 행사들도 다채롭게 열린다. 전시장에선 세포핵의 내부를 거대하게 확대해 방으로 꾸민 ‘세포방’에서 어린이 크기의 미토콘드리아, 염색체들을 관찰할 수 있다. 호르몬 열차를 타고 혈관을 지나 백혈구 사이를 누비면서 심장에 이르는 호르몬의 작동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창세기의 방’ 같은 일부 전시물은 너무 단순하게 처리되고 더러 해설도우미의 설명이 충분하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 입장료 어른 9천원, 고등학생 이하 7천원.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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