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유레카]과학, 과학자, 정치

등록 2011-05-26 19:07

과학과 정치는 불가분이다. 이때 과학은 엄밀히는 과학자다. 과학 자체가 정쟁의 단초인 이념이 된 경우는 다위니즘이 거의 유일하다. 뉴턴의 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는 ‘이즘’이 붙지 않는다. 다윈의 진화론과 달리 ‘신조’의 문제에서 자유로워서일 게다. 소련 과학자 트로핌 리센코가 유전학을 “사회주의에 해악을 주는 부르주아 학문”이라며 말살한 데서 비롯한 리센코이즘은 ‘정치에 부역한 과학’의 시니피에가 됐지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표제어로는 등재되지 못했다.

과학과 달리 과학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처럼 종종 정치와 타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에 과단히 맞서는 과학자도 드물지 않다.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초음속 여객기 프로그램을 내놓았다가 상원에서 퇴짜를 맞았다. 당시 닉슨의 환경위원회 위원장인 러셀 트레인과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가윈은 대통령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대기오염과 경제성이 이유였다. 가윈은 대통령이 과학자문위 보고서 발표를 거부하자 의회에서 초음속 여객기 사업 계획에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폭로하기까지 했다. 닉슨이 재임 때 과학자문위를 없앤 걸 가윈 탓으로 돌리는 이도 있다.

과학벨트 후보지가 대전으로 결정되고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이 지역별로 분산배치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자 일부 과학자들은 “웃기지도 않는다” “개차반이다”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과학벨트위원회 위원들은 예산이 1조7000억원 늘어나고 지역별로 안배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한다. 하지만 항의를 한 위원이 있다는 소문은 들리지 않는다. “과학벨트는 과학자에게 맡기라” 목소리 높이던 과학단체들이 내놓은 성명들은 환영 일색이다. 모래(사실상 삼각벨트)라도 깔아줬으니 이제는 집(기초과학연)을 잘 지을 생각을 하잔다. 일반에게 요즘 과학계가 좀 ‘우습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