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온도 식어 수축해 비탈지형 생겨나
지구 중력이 만들어내는 기조력도 작용
지구 중력이 만들어내는 기조력도 작용
지구에서 본 달. 위키피디아
그녀가 사랑하던 저달이
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 작곡가 겸 가수 김현철의 자작곡 <달의 몰락>(1993)의 한 소절이다. 김현철이 읊조리듯, 진짜 달이 몰락하는가? 과학자들이 달에 수천개의 주름살이 생겨났음을 확인했다. 달이 나이가 들면서 달 내부의 뜨거운 에너지가 식어가고 있는 탓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궤도정찰위성(LRO)이 지난 몇년 간 보내온 사진을 분석해 얻은 결과다.
달궤도정찰위성이 보내온 달 표면 사진. 새로 생겨난 비탈지형이 뚜렷이 보인다. 나사 제공
달 표면에 비탈지형이 생기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그림. NASA 제공
2009년에 발사된 달궤도정찰위성 LRO. NASA 제공
빨간색은 비탈지형들의 위치, 화살표는 비탈지형들의 방향을 가리킨다. NASA 제공
달 표면의 비탈지형은 이제 달 표면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 됐다. NASA 제공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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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기원과 미래
지구에서 떨어져 나간 쌍생아…평균거리 38만km
해마다 3.8센티미터씩 멀어져 50억 년 후에 멈춰
달의 기원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가지 설이 제기됐지만, 현재 과학자들은 충돌설을 가장 유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지구가 생겨날 때 화성 크기의 천체와 지구가 충돌했는데, 이 때 지구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 달이 되었다는 설이다. 따라서 지구와 달은 나이가 같다. 과학자들은 그 시점을 46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나서 5천만년쯤 지났을 때로 추정한다.
지구와 달은 태양 주위를 돌면서 서로를 밀치는 원심력과 서로를 끌어당기는 중력의 절묘한 균형을 통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다. 한 달에 한 번 한 바퀴를 돈다. 따라서 지구에서 보는 달은 항상 같은 쪽이다. 달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달보다 강력한 지구 중력이 점차 달의 회전을 느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달의 회전이 공전주기에 맞춰 느려지는 시점에서 안정을 찾은 것이다. 다른 행성들의 위성들도 달과 비슷한 방식으로 모행성 주위를 돈다.
현재 달의 공전주기는 27.3일. 지구도 태양을 돌기 때문에, 달이 지구에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려면 29.5일이 걸린다. 이것이 바로 음력의 한 달이다. 지구와 달의 평균거리는 38만킬로미터.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400분의 1이다. 공교롭게도 달의 지름도 태양의 약 400분의 1이다. 개기일식이나 개기월식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은 매년 3.8센티미터씩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같다. 이는 밀물 때 바다가 부풀어 오르는 에너지와 지구의 회전 에너지가 결합하면서 달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의 자전에 브레이크를 거는 효과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은 달의 공전주기가 47시간으로 늘어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 때가 되면 지구의 자전주기도 47시간으로 늘어나 멀어지게 하는 힘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의 하루는 45억년마다 19시간이 길어진다. 이 점을 고려하면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는 현상은 대략 50억년 후에 멈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때 지구와 달의 거리는 55만킬로미터. 이를 역산하면 달이 처음 생겼을 당시 지구의 하루는 5시간, 달과 지구의 거리는 2만2530킬로미터다.
인류는 1969년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유인 달착륙 기간은 4년에 불과했다. 1972년 아폴로17호를 끝으로 43년 동안 아무도 달을 밟아보지 못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달의 몰락>을 지은 김현철은 닐 암스트롱이 인류 처음으로 달을 밟은 해에 태어났다.
곽노필 기자
지구에서 떨어져 나간 쌍생아…평균거리 38만km
해마다 3.8센티미터씩 멀어져 50억 년 후에 멈춰
천체사진가가 찍은 슈퍼문. Credit: Stephan Kogelman
태양을 가린 달. 지구와 달의 거리는 지구와 태양 거리의 400분의 1이다. 달의 지름도 역시 태양의 400분의 1이다. 이것이 개기일식이 가능한 이유다. 위키피디아
지구와 달의 위치에 따른 달 모양의 변화. 위키피디아
곽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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