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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벤츠가 선보인 첫 자율주행 버스

등록 2016-07-20 08:54수정 2016-07-20 11:39

[곽노필의 미래 창]
실제 교통 상황서 20킬로미터 주행
주요 자동차업체 중 첫 실험 성공
메르세데스 벤츠가 선보인 첫 자율주행 버스 ‘퓨처버스’.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가 선보인 첫 자율주행 버스 ‘퓨처버스’.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퓨처버스'(Mercedes-Benz Future Bus)가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실제 도로 상황에서 20킬로미터 거리를 주행했다. 다임러AG 그룹은 18일(현지시간) 이 버스가 유럽에서 가장 긴 BRT(간선급행버스) 왕복 4차선 도로 중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스치폴공항과 하를렘을 잇는 구간에서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시험주행에 사용한 버스는 벤츠의 저상버스 시타로(Citaro)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했으며, 자율주행 기술은 악트로스 자율주행트럭에 쓰인 기술을 활용했다.

이 버스의 최고 속도는 시속 70킬로미터. 버스는 교통신호등과 버스 정류장에 정확히 멈춰선 뒤 스스로 다시 출발했다. 가파르게 굽은길과 터널 통과도 거뜬히 마쳤다. 이 구간에는 11개의 정류장과 25개의 신호등이 있어 자율주행 기술을 발휘하기에는 안성마춤이라고 회사쪽은 밝혔다. 문도 스스로 열고 닫았으며, 장애물이나 보행자가 나타나면 브레이크 장치를 가동했다. 이번 시험주행에서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기는 했지만, 핸들을 한 번도 잡지 않았다.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가운데 실제 도로 상황에 자율주행 버스를 투입해 주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 쪽은 밝혔다.

이 버스에는 시티파일럿(CityPilot)이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GPS와 함께 10여대의 카메라, 4대의 레이다 같은 장치들이 보내오는 정보들을 이용해 경로를 따라 목적지를 향해 움직인다. 다만 아직은 완전자율주행 기능으로 주행하지는 않는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버스의 운행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운전자가 발을 페달에 올려놓거나 스티어링휠을 잡으면 시티파일럿은 저절로 꺼지고 운전자가 손수 차량을 제어한다. 운전자는 일반 버스가 옆 차로에서 주행하고 있을 땐 운전자가 핸들을 잡는다. 그렇지 않을 땐 버스가 거의 알아서 주행을 할 수 있다. 차체 앞쪽에 난 두 줄짜리 조명은 운전자가 제어할 땐 흰색, 버스 스스로 주행할 땐 푸른색 빛을 낸다.

이 버스가 공공도로에서 주행을 한 첫 자율주행 버스는 아니다. 지난달 IBM의 왓슨을 장착한 버스 올리가 워싱턴 디시에서 시범 주행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업체들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미래형 대중 운송수단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선보인 것들은 특별히 제작한 미니 버스를 이용했던 데 반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이번 퓨처버스 주행은 일반 도로에서 기존의 대형 버스와 같은 버스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실용성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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