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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비행기, 사상 첫 세계 일주 성공

등록 2016-07-26 09:19수정 2016-07-26 09:38

스위스 모험가의 ‘솔라임펄스2’
1년4개월에 걸친 고난의 여정
50도 폭염속 마지막 구간 비행
26일 오전 9시5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 도착하고 있는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2. 유튜브 갈무리
26일 오전 9시5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 도착하고 있는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2. 유튜브 갈무리
햇빛을 동력원으로 하는 태양광 비행기가 마침내 세계 일주를 마쳤다. 화석 연료 없이 태양 에너지만으로 지구 상공을 사상 처음으로 한 바퀴 돌았다.

스위스의 모험가 베르트랑 피카르(58·Bertrand Piccard)는 자체 개발한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2’(Solar Impulse 2)를 몰고 세계 일주 출발지였던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의 한 공항에 26일 오전 9시5분(한국시간) 무사히 착륙했다. 24일 새벽 1시28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8시28분) 마지막 기착지 이집트 카이로공항을 이륙한 지 48시간여만에 2750여킬로미터를 날아 이곳에 도착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9일 아부다비를 출발한 지 1년4개월만에 태양광 비행기의 세계 일주 비행이 모두 마무리됐다. 총 비행거리는 4만2천여㎞, 총 비행시간은 557시간이다. 애초 순수 비행시간 25일에 휴식과 정비 기간을 포함해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상악화와 비행기 고장, 조종사의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해 일정이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마지막 비행은 섭씨 50도가 넘는 악조건 속에서 이뤄졌다. 중동 지역에는 현재 사상 최고의 폭염이 덮친 상태다. 지난 21일 쿠웨이트에서는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54도를 기록했으며, 인근 이라크 바스라 지역에서도 수은주가 53.9도를 가리켰다.

마지막 비행구간의 조종간을 잡은 베르트랑 피카르. 솔라임펄스
마지막 비행구간의 조종간을 잡은 베르트랑 피카르. 솔라임펄스
17차례 교대 조종…최대 난관은 태평양 횡단

1인승인 솔라 임펄스는 솔라 임펄스 창업자이자 회장인 피카르와 엔지니어 출신의 최고경영자 앙드레 보르슈베르그(63·Andre Borschberg)가 10여년에 걸친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완성한 비행기다. 두 사람은 이번 비행에서 17차례에 걸쳐 번갈아 조종간을 잡았다. 마지막 조종간은 모험가 집안의 명예를 짊어진 피카르가 쥐었다.

최대 난관은 태평양 상공을 횡단하는 일이었다. 솔라 임펄스는 애초 난징에서 하와이까지 8500㎞를 쉬지 않고 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5년 5월 31일 난징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동해를 지나면서 악천후를 만나 6월1일 일본 나고야에 비상 착륙을 해야 했다.

약 한달 간 휴식과 정비를 마친 솔라 임펄스는 같은달 28일 4일 21시간 52분간 8924㎞를 날아 7월3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이는 최장 시간 논스톱 단독 비행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조종간을 잡은 보르슈베르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태평양을 건너는 과정에서 과열로 배터리에 심각한 손상이 생기면서 솔라 임펄스의 운항은 또 중단됐다. 9개월여 동안 하와이에서 기체 수리와 시험 비행을 한 끝에 지난 4월21일 다시 세계 일주에 올랐다. 하와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2일 14시간 29분이 걸렸다.

마지막 비행은 섭씨 50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이뤄졌다. 솔라임펄스
마지막 비행은 섭씨 50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이뤄졌다. 솔라임펄스
양쪽 날개에 1만7천개의 태양광 패널과 충전 장치를 탑재한 솔라 임펄스는 날개를 편 길이가 무려 72m로 보잉747(68.5m)보다 길다. 그러나 탄소섬유 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무게는 2300㎏으로 소형 트럭 수준에 불과하다. 평균 운항 속도는 시속 75㎞다. 햇빛을 받는 낮에는 에베레스트산 높이인 약 9000미터 상공까지 올라가 태양에너지를 저장하고 야간에는 고도를 낮춰 비행을 했다. 비행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조종실에는 온도와 기압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를 달지 않았기 때문에, 조종사는 그동안 극한의 환경을 견뎌내야 했다.

왼쪽부터 베르트랑,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
왼쪽부터 베르트랑,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
스위스의 유명 모험가 집안 손자
할아버지는 고도 1만6천미터까지
아버지는 바다속 1만900미터까지
자신은 4만2천킬로미터 세계일주

피카르는 스위스의 유명한 모험가 집안의 손자다. 할아버지인 규스트 피카르는 수소기구를 설계해 고도 1만6000m의 성층권에 처음으로 도달한 인물이다. 규스트는 그 후 해양탐사에도 나섰다. 전기식 잠수정을 발명해 수심 4000m터 깊이까지 잠항하기도 했다.

아버지인 자크 피카르는 미 해군 돈 월쉬 대위와 함께 2호기인 트리에스터에 탑승해 1960년 세계 최초로 심해저인 마리아나해구의 챌린저해연(수심 1만911m)에 도달했다. 1958년생인 베르트랑은 바다보다 하늘에 관심이 많았다. 무동력 비행을 즐겼던 그는 솔라 임펄스 개발 계획을 시작하기 전인 1999년에 비행풍선을 타고 무착륙 세계일주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비행기간은 20일 남짓이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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