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사상 첫 ‘세 부모 아기’가 탄생했다

등록 2016-09-28 10:04수정 2016-09-28 21:08

[곽노필의 미래창]
엄마 난자에서 핵 빼내 제3자 난자에 주입
핵 이식된 난자를 남편 정자와 체외수정
미토콘드리아 대체 방식을 통해 탄생한 아기를 안고 있는 의료진. <뉴 사이언티스트>.
미토콘드리아 대체 방식을 통해 탄생한 아기를 안고 있는 의료진. <뉴 사이언티스트>.
미토콘드리아 대체 방식을 통해 세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기가 사상 처음으로 탄생했다. 이 아기는 자신의 실제 부모와 익명의 난자 기증자 등 3명으로부터 자신의 게놈을 부여받았다. 미국 의료진은 최근 난자 핵 이식과 결합한 새로운 체외수정 기술을 이용해 임신한 사내아이를 멕시코의 한 병원에서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가 보도했다. 세 부모 체외수정 기술은 윤리적 문제로 미국에서는 불법이다. 영국은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세 부모 체외수정 기술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아브라힘 하산이라는 이름의 이 남자 아기가 태어나게 된 과정은 이렇다. 요르단 출신의 부모 이브티삼 샤반과 마흐무드 하산은 그동안 두 아이를 낳았지만 둘 다 일찍 사망했다. 어머니인 샤반의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유전성 신경대사장애 ‘리 증후군’(Leigh syndrome) 유전자 변이 때문이었다. 이 병은 뇌,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를 서서히 파괴하는 병이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는 어머니에게서만 유전된다. 샤반은 운좋게도 병이 발현되지 않았지만 이 유전자를 물려받은 두 아기는 리 증후군으로 각각 생후 8개월, 6세 때 숨지고 말았다. 건강한 아이를 갖고 싶었던 두 사람은 미국 뉴욕의 새희망출산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의료진은 법적 규제가 없는 멕시코로 날아가,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을 지닌 샤반의 난자에서 핵만 빼내 정상인의 난자에 주입한 뒤 남편의 정자와 수정시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엄마의 자궁에서 자라난 아기 하산은 리 증후군 걱정에서 벗어난 상태로 세상을 맞았다.

어떤 방식이 생명윤리에 더 적합한 것일까

출산을 주도한 새희망출산센터의 존 장 박사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 윤리”라며 비판적 시각을 반박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그럴려면 향후 장기적으로 아이의 건강을 계속 점검해 안정성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진은 핵 이식과정에서 샤반의 미토콘드리아 중 극히 일부가 하산에게로 옮겨졌을 수 있기 때문에 하산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변이 가능성은 샤반의 미토콘드리아를 그대로 물려받았을 때의 18%보다 훨씬 낮은 1% 미만일 것으로 추정한다. 하산이 앞으로 건강하게 자라느냐 여부가 논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1.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얼마나 믿을까?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2.

영양 가득 ‘이븐’하게…과학이 찾아낸 제4의 ‘달걀 삶는 법’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3.

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4.

2032년 소행성 충돌 위험 2.2%로 상승…지구 방위 논의 시작되나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5.

시금치·양파·고추…흰머리 덜 나게 해주는 루테올린의 발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