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기존 발사 로켓과 우주선을 하나로 합친 새로운 우주선을 개발해 화성 여행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2022년까지 화물을 실은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29일 오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우주대회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날 "화성까지 가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라는 질문으로 말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 참석한 청중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었다. 머스크는 "그것은 라인업을 단순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주화물선 드래곤과 로켓 팰컨9, 팰컨 헤비를 비롯한 기존의 모든 발사장치들을 하나의 우주선과 부스터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행성간수송장치(ITVs)는 애초 화성 미션에서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보다는 작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BFR’이라는 별칭을 붙인 일체형 우주선은 31개의 엔진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밝힌 42개 엔진보다 줄어든 것이다. 나머지 설계 요소들은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머스크의 우주 여행 계획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유연한 우주선 개발에 노력을 집중해 비용을 확 줄이는 것이다. 새로 개발하는 우주선 역시 비용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100% 재활용할 계획이다. 새 우주선의 상단부는 기본적으로 기존 드래곤과 팰컨9 상단부를 결합한 형태다.
머스크가 새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로켓 일체형 우주선 BFR. 스페이스엑스
5년내 화성에 화물우주선 2차례 보낸다
머스크는 또 앞으로 5년 후인 2022년까지 화성에 화물우주선을 적어도 두차례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때까지 화성에 물 자원과 잠재적인 위험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르면 2024년에 도착할 수도 있는 첫번째 화성 정착인을 위한 전력 및 생활 기반시설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스페이스엑스가 첫번째 정착인들을 우주선 2대에 태워 화성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지급될 보급품은 같은해에 2대의 화물선에 별도로 실어 보낸다는 구상이다. 첫번째 정착인들에게 주어지는 임무는 정착지를 더 확장하고 지구화하는 작업을 준비할 수 있는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이는 매우 야심찬 목표들"이라며 "스페이스엑스가 이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처음 화성 여행 구상 구체화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9월 국제우주대회에서 처음 화성 여행 계획을 꺼낸 뒤 지난 6월 저널 <뉴스페이스>(New Space)에 기고한 '다행성 종족이 된 인류'(Making Humanity a Multi-Planetary Species) 보고서를 통해 재활용 로켓과 행성간교통시스템(ITS) 우주선을 이용한 화성 여행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 그는 스페이스엑스가 화성 여행에 사용할 로켓은 엔진 42개를 장착한 것으로 1천번 재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로켓에 우주선과 연료탱크를 실어 지구와 화성이 일직선 상에 위치하는 26개월마다 한 번씩 보낸다는 구상이다.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ITS 우주선을 1천번 이상 쏘아 올리면 100년 안에 10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게 머스크의 화성 식민지 건설 청사진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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