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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용오름은 왜 바다에서 주로 일어날까?

등록 2017-12-18 07:02수정 2018-01-03 11:13

[미래&과학] 이근영의 기상 이야기
저온건조-고온다습 공기 만나
대기 불안정 해소 과정에서 발생
미 대평원선 강한 토네이도로 발달
산 많은 한반도선 바다 용오름으로
2011년 10월29일 경북 울릉군 해변에서 김택수씨가 촬영해 2012년 기상사진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용오름 사진. 기상청 제공
2011년 10월29일 경북 울릉군 해변에서 김택수씨가 촬영해 2012년 기상사진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용오름 사진. 기상청 제공
지난 5일 제주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오전 9시50분께부터 15분 동안 용오름 현상이 두 차례 발생했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발달한 대륙고기압이 확장해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북서풍이 매우 강하게 불 때 남쪽의 한라산이 바람막이 구실을 하면서 한라산을 돌아 들어가는 공기가 수렴하는 곳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985년 이후 기상청이 관측한 10여차례의 용오름 현상은 주로 울릉도와 제주도 등 바다에서 일어났다. 서귀포에서는 1996년 11월27일에도 용오름이 관측된 적이 있다. 용오름은 왜 바다에서 주로 일어날까?

조천호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하층의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있으면 대기가 불안정해져 위아래 공기가 섞여 안정한 상태가 되려 한다. 이 과정에서 구름이 발달하는데 이로써도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강력한 상승 운동 현상으로 용오름이 발생한다. 주로 산악지대로 이뤄진 한반도에서는 지면 난류가 커서 위아래 공기가 잘 섞여 대기가 용오름이 발생할 정도로 불안정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육상에서 용오름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14년 6월10일 오후 7시3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지역에서 용오름이 발생해 화훼농가와 비닐하우스 48동이 무너져 15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사흘 뒤에는 광주시 북구 첨단과학산업단지에서 용오름 현상으로 공장 지붕이 날아가기도 했다. <삼국사기>에도 “신라 내물 이사금 18년(373년) 여름 경주에 물고기가 비에 섞여 떨어졌다”는 기록이 나온다.

Misun Kang(@misun0106)님의 공유 게시물님,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서 발생한 용오름을 인스타그램 ‘misun0106’님이 공유한 영상.

용오름과 토네이도의 생성 원리는 똑같다. 북미지역은 남북으로 산맥이 뻗어 있고 중앙에 거대한 평원이 있는 지형이어서 강력한 대형 용오름 곧 토네이도가 발생할 조건을 갖췄다. 태풍, 천둥번개를 동반한 적란운, 토네이도는 대기의 열역학적 불안정 해소 과정이라는 면에서 같지만, 태풍과 달리 토네이도는 단시간에 급격히 발달했다 소멸해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예보 평균 선행시간은 13분, 오보율은 70%에 이르러,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은 이를 개선하려 막대한 연구비를 쏟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2003년 10월3일 경북 울릉군 저동리에서 남대지씨가 촬영한 용오름 장면. 2009년 기상사진전 입상작이다. 기상청 제공
2003년 10월3일 경북 울릉군 저동리에서 남대지씨가 촬영한 용오름 장면. 2009년 기상사진전 입상작이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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