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달이 뿜어내는 빛이 마치 서치라이트처럼 땅에 내리꽂힌다.
2017년 유럽우주국(ESA)의 한 연구원이 남극대륙의 남극지점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사진이다. 유럽우주국이 올 첫 보름달(동반구 20일, 서반구 21일)을 맞아 웹사이트 공개한 사진으로, 달빛 기둥이 수직으로 내려뻗은 모습이 마치 성서 영화나 SF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남극에선 매우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천체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연구원의 카메라에 잡힌 광경도 그 중 하나다.
오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이 장면은 달빛이 지구 대기에 떠 있는 작은 얼음 결정들에 부딪혀 굴절 반사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사진을 촬영할 당시 이곳의 기온은 영하 60도였다고 한다.
달의 왼쪽 위에 있는 작고 밝은 점은 목성이다. 오른쪽 아래엔 3개의 커다란 천체망원경이 보인다. 그해 영국 왕립학회 사진공모전에서 천문부문 1위를 한 작품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