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무레아섬. 빨간색은 초목이 무성한 녹지인데, 심장을 연상시키기도록 색 처리를 한 것이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연한 파란색은 산호초다. ESA 제공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푸르게 빛나는 지구 그 자체가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고 우주비행사들은 말한다. 그리곤 이 아름다운 지구를 잘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한다. 이를 조망효과라고 부른다. 그런데 위성들이 지구 곳곳을 촬영한 사진 속에는 좀더 놀라운 지구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매년 발렌타인데이(2월14일)에 즈음해 우주에서 찾아낸 하트 모양의 지구 이미지를 공개해 오고 있다. 제눈에 안경이란 말처럼, 아름다운 것에 대한 생각은 각기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주에서 바라본 이 지구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내 심장을 소중히 여기듯 지구 역시 소중히 보호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는 사진들을 몇가지 소개한다.
유럽우주국은 올해 이례적으로 하트 모양의 섬과 호수 세 곳을 잇따라 공개했다. 처음 공개한 사진은 남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있는 하트 모양의 화산섬 무레아(Moorea)다. 폴리네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섬으로 가장 큰 섬인 타히티 북서쪽 20km 지점에 있다.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해 심장 느낌이 물씬나도록, 초목이 무성한 녹지를 붉은색으로 처리했다. 섬 외곽은 산호초가 둘러싸고 있다. 유럽우주국의 지구환경 모니터링 프로젝트인 코페르니쿠스의 센티넬2 위성이 촬영했다.
아르헨티나의 스트로벨호수.
두번째 사진은 아르헨티나의 스트로벨호수다. 쥐라기호수로도 불린다. 파타고니아평원에 있으며 물이 매우 맑은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지개송어가 살고 있는데, 이 때문에 쥐라기호수라는 별명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역시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이 촬영했다.
몽골의 한 호수.
세번째 사진은 몽골의 한 호수다. 2017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활동하던 유럽우주국 소속의 프랑스인 우주비행사가 촬영했다. 그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발렌타인데이가 또 다시 닥쳐왔다”며 이 사진을 공유했다.
남태평양 투파이섬.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산호섬인 투파이(Tupai)다. 유럽우주국 프로바1 위성이 고도 600km 상공에서 촬영했다. 붉은색으로 칠한 부분이 육지다.
인도 남서부 해안의 무인도 네트라니섬.
인도 남서부의 카르나타카주에 면해 있는 아라비아의 무인도 네트라니섬이다. 해안에서 20km 떨어져 있다. 유럽우주국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에서 찍은 것이어서 아주 작게 보이지만 모양만큼은 확실한 하트다. 역시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해 적외선 장비로 빨간색 처리를 했다.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갈레쉬냐크섬.
남유럽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해에 있는 갈레쉬냐크섬이다. 폭 500m의 섬으로 일본의 지구관측위성 알로스(ALOS)에서 촬영했다.
뉴칼레도니아섬의 맹그로브숲. 아리랑2호가 촬영했다.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섬의 강과 해안을 따라 형성된 맹그로브 숲의 모습이다. 이 섬 북서쪽에 보이는 작은 하트 모양은 보(Voh)라는 마을에 인근에 있어 `보의 심장'이라고 불린다. 맹그로브 숲이 세월을 거치며 만들어낸 하트다. 한국의 항공우주연구원이 띄운 인공위성 아리랑2호가 2009년 4월1일 촬영했다.
칠레 소금평원의 호수.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소금평원 서쪽에 있는 하트 모양의 미스칸티호수다. 그 아래 작은 호수는 미니케 호수다. 담수보다 염분이 많지만 바닷물보다는 덜하다. 일본의 지구관측위성 알로스가 촬영했다.
우주에 떠 있는 심장 ‘하트성운’.
마지막 사진은 지구에서 눈을 돌려 저 높은 하늘 위의 우주에서 찾아낸 하트 모양의 성운이다. 심장 모양을 닮았다 해서 하트성운(Heart Nebula)이라고 이름붙였다. 카시오페아 자리 동쪽에 있으며,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7500광년이다. 성운이란 가스와 먼지구름이 뒤섞여 있는 천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했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