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온난화로 세계 어획량이 80년 만에 4.1%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럿거스대 제공
해양 온난화로 세계 어패류 생산량이 80년 동안 4.1%가 줄었으며, 특히 동해의 경우 가장 감소율이 높아 3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럿거스대 등 공동연구팀은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기후변화가 세계 어획량에 큰 피해를 주고 있으며, 남획은 피해를 증폭시키고 있다. 온난화로 1930~2010년 80년 동안 세계 어획량이 평균 4.1% 감소했다”고 밝혔다.
뉴브런스위크 럿거스대와 국립해양대기청(NOAA) 공동연구팀은 어류 데이터와 해양 온도 분포 데이터를 결합해 어획량의 온도 기원 변화를 추정하는 지도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전세계 어획량의 33%를 포괄하는 38개 생태학적 영역 124종 어류의 235개 개체군에 대해 해양 온난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 대상에는 어류와 새우와 같은 갑각류, 바다 가리비와 같은 연체류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이 어획량 데이터와 해양온도 기록을 비교한 결과 개체군의 8%(19개 개체군)는 온난화의 부정적 영향을 받은 반면 4%(9개 개체군)는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가장 어획량이 크게 감소한 어장은 동해(34.7%), 북해(34.6%), 이베리아반도 연안(19.2%), 쿠루시오해류(17.4%)와 아일랜드 인근의 켈트해 비스케이만 대륙붕(15.2%) 등이다. 반면 뉴퍼틀랜드 래브라도르(캐나다), 발트해, 인도양과 미국 동북부 대륙붕 등은 어획량이 증가했다.
럿거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산타 바바라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논문 주저자인 크리스토퍼 프리는 “패자(어획량이 감소한 어류)가 승자(증가한 어류)를 압도했다. 세계에서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에서 식량과 고용을 공급하는 어획량이 15~35%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적 불균형의 영향을 감소시키는 것이 미래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해산물은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영양의 중요한 공급원으로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해안국이면서 개발도상국의 경우 동물단백질 섭취의 절반을 해산물에서 얻고 있다. 세계 5600만명 이상이 어업에 종사하거나 해산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논문 공저자인 럿거스대 생태·진화·천연자원학부 조교수인 맬린 핀스키는 “세계의 어장이 이미 해양 온난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번 연구는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이미 어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향을 계량화한 것이라는 특징이 있다. 연구 결과는 미래 어느 시점에 닥칠 가상의 변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해양 온난화가 많은 어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일부 어종들은 따뜻한 물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논문에 보고했다. 논문 공저자인 럿거스대 해양해안과학과 조교수 올라프 젠슨은 “많은 어류들은 일정 한도까지 온난화를 견딜 수 있어 지금까지 따뜻한 물이 오히려 유리했던 어류들도 온도가 계속 오르면 감소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색깔은 1930~1939년과 2001~2010년 사이의 어획량 증감률(%)
연구팀은 남획의 피해는 온난화에 직면한 어장에 엎친데덮친 격으로, 남획은 어장을 온난화에 더 취약하게 만들 뿐더러 계속되는 온난화는 남획된 어장을 재건하려는 노력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다음 연구단계는 해양 온난화가 열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또다른 중요한 연구는 해양 온도뿐만 아니라 해양 산소 부존율, 산성화, 생산성 등 해양의 잠재 영향 요소들에 대한 것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