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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드러난 화성 지진…달보다 강하고 지구보단 약하다

등록 2020-02-25 11:20수정 2020-02-25 13:16

나사, ‘마스 인사이트’ 10개월 활동 분석
174건 감지…지구보다 깊은 곳에서 발생
일상적으로 일어나…1년간 450여건 감지
바람은 늦은 오후에 절정…저녁엔 조용
“바람의 변화가 화성 하루 시적으로 보여줘”
2019년 2월2일에 마스 인사이트가 촬영한 지진계. 나사 제공
2019년 2월2일에 마스 인사이트가 촬영한 지진계. 나사 제공
화성에는 지구보다는 약하고 달보다는 강한 지진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진은 2018년 11월26일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 ‘마스 인사이트’의 첫 10개월 활동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스 인사이트가 보내온 자료의 분석 결과들은 24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6편의 논문으로 나눠 실렸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화성에서도 지진 활동이 일어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이를 지진계를 통해 직접 확인하기는 처음이다.

2019년 3~4월에 찍은 마스 인사이트 셀카. 14장의 사진을 모자이크했다. 나사 제공
2019년 3~4월에 찍은 마스 인사이트 셀카. 14장의 사진을 모자이크했다. 나사 제공
화성 북반구 엘리시움 평원에 도착한 마스 인사이트는 화성일 기준 235일이 지난 2019년 9월30일 현재 모두 174건의 지진을 감지했다. 이 가운데 150건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서 감지한 것과 비슷한 정도로 땅이 흔들린 고주파 활동이었다. 파형은 불규칙하게 튀어오르는 형태를 띠었는데, 이는 화성의 지형 특성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24건은 저주파 활동이었다. 상대적으로 착륙선에서 먼 곳에서 일어난 규모 3~4급 지진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세 건은 지각판이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지구의 지진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화성엔 지각판이 없기 때문에 화성의 지진은 45억년 전 화성이 생긴 이래 화성이 조금씩 식어 수축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저주파 지진이 일어난 3건의 진원지와 규모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마스 인사이트가 포착한 지진의 진원지는 땅속 50km 지점으로 지구의 대부분의 지진보다 5~10배 깊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10건이 넘는 지진의 진원지와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메릴린드대 과학자들이 화성의 지진을 설명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메릴린드대 과학자들이 화성의 지진을 설명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연구진은 화성의 바람 패턴도 확인했다. 우선 한밤부터 이른 아침까지는 차가와진 공기가 남반구 고지대에서 북반구 엘시시움 평원으로 흘러들어오면서 바람이 불었다. 반면 낮에는 햇빛으로 인한 열이 대류성 바람을 일으켰다. 이 바람은 해가 기울어 기압이 떨어지고 먼지바람이 일어나는 늦은 오후에 절정에 이르렀다. 저녁이 되면 바람이 잠잠해졌다. 늦은 저녁부터 한밤까지는 대기 흐름이 고요했다. 덕분에 지진계가 화성 땅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울림소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 화성의 모든 지진활동은 이 시간에 기록됐다.

메릴랜드대 베드란 레키치(Vedran Lekic) 교수는 "이 자료들이 정말 놀라운 것은 화성에서 실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를 아름답고도 시적인 그림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스 인사이트는 지금까지 모두 450여건의 지진을 탐지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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